[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사업 경쟁자를 살해하려던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에서 연인의 사업 경쟁자를 살해하려다 권총이 고장 나 실패한 미국 여성 에이미 베트로(45)에게 징역 30년형이 선고됐다.
미국 위스콘신주 출신의 베트로는 약 6년 전 영국으로 건너가 온라인 데이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영국 남성 모하메드 나지르를 위해 살인 음모를 꾸몄다.
감시 카메라 영상에는 베트로가 '니캅(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전통적인 얼굴 가리개로, 눈만 드러내고 얼굴 전체를 덮는 베일)'으로 얼굴을 가린 채 차량 안에 숨어 있다가, 목표 인물인 아슬랏 마후마드의 아들 시칸더 알리가 집에 도착하자 총을 겨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러나 권총이 작동하지 않아 살해는 실패했다. 몇 시간 후 베트로는 다시 현장에 돌아와 2층 창문을 향해 세 발을 발사했다.
이는 나지르와 과거에 다툰 적이 있는 사업 경쟁자 마후마드를 겨냥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베트로는 마후마드에게 "숨바꼭질 그만해. 운 좋게 총이 고장 났지. 누구야? 네 가족이야, 아니면 너야? 하나 골라"라는 협박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암살에 실패한 그녀는 다음 날 영국을 떠났고, 이후 5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체포된 베트로는 2019년 9월 살인 음모의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로 3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그녀의 연인 나지르는 지난해 32년형을, 그의 아버지 모하메드 아슬람은 10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경찰은 "총기 고장 덕분에 살해 시도가 실패한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며 "관광객인 척 명소 사진을 올렸지만, 그녀의 진짜 목적은 살인이다"고 밝혔다.
버밍엄 크라운 법원은 살인 음모, 폭력 유발 목적의 자동 권총 소지, 불법 탄약 반입 혐의로 베트로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판사는 "단순히 살인을 공모한 수준을 넘어, 두 차례나 직접 방아쇠를 당길 준비가 되어 있었고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며 "복잡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 음모였다"고 판시했다. 그는 또한 "피고인은 미국에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영국에서의 수감 생활이 특히 어려울 것"이라며 "변호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면회를 받지 못했고,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