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2015년 안동역. 우연한 만남에서 이뤄진 세 사람의 약속은 영원한 낭만이 됐다.
22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편이 공개됐다.
2015년 여름, '다큐멘터리 3일' 촬영 감독과 내일로 여행 중이던 두 학생은 '10년 뒤 오늘 안동역'에서 다시 만나자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름도, 사는 곳도, 전화번호도 모른 채 그저 세 사람의 의기투합만으로 만들어낸 구식 약속이었다.
그리고 쏜살같이 흘러간 10년. 그 사이 약속 장소였던 안동역은 폐역이 되었고, 세 사람의 약속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2022년 3월 이후 편성 종료되었다.
"진공 포장된 제 21살이 여기에 있네요. 3년 후 안동역에서 뵈어요" 새끼손가락을 건 지 7년이 지난 2022년, 약속 당사자 중 한 학생이 쓴 해당 댓글이 엔진이 되어 재회의 약속이 지켜질 지 큰 관심이 모아졌다.
그리고 약속했던 2025년 8월 15일 하루 전날인 14일. '다큐멘터리 3일' 이지원 VJ는 "'아무도 안 올까봐. 바람 맞은 아저씨 될까봐 걱정을 살짝 했는데 그래도 나라도 나가서 약속 장소에 있으면 낭만이겠다. 나라도 낭만 지키러 가야지' 이런 느낌이 있다"며 약속 장소인 구 안동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약속 당일인 15일 오전 7시. 세 사람의 약속의 재회를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도 구 안동역을 찾은 가운데 건물 안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갑자기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대로 약속은 무산 되는 걸까. 그리고 약속 시간인 7시 48분. 그때 제작진은 '7시 48분 정각 한 여성이 제작진에게 다가왔었다. 그녀는 자신을 약속 당사자라고 밝혔다. 우리는 본인 요청에 따라 모두 카메라 전원을 껐다. 10년 전에서 날아온 그녀를 숨죽이며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휴대전화에 기념 사진을 담았다. 예상치 못한 큰 관심을 뚫고 기꺼이 찾아온 당사자.
이지원 VJ는 "첫 마디는 잘 살았냐, 잘 살아줘서 기쁘다는 말을 서로 나눴다. 너무 대국민 약속이 돼버려서 되게 고민했는데 그 친구도 나도 그렇고 약속 지키기 위해서 약속이니까 나왔다고 하더라.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며 "가면 갈수록 약속이라는 게 더 무거워졌다고, 그래서 그 친구나 나나 비슷한 감정을 느꼈구나. 스스로 낭만 지켰으니까 뿌듯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그는 "너무나 좋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대학생이던 김유리 씨가 보내온 메시지도 공개됐다. 그는 "작고 사소한 약속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작은 모임에서만 강한 저의 성향 때문에 이렇게 글로 인사를 대신 전한다"면서 "저희의 약속을 보고 그 시절 그 감성을 꺼내보고 낭만을 공유하는 모습에 저도 좋은 기운 얻고 새로운 추억도 쌓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내일로 함께 한 혜연이, 10년이란 시간을 무탈히 건너 자리에 나와주신 감독님, 그리고 함께 기대하고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날, 좋은 일로 만나길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모두가 궁금해하는 또 다른 학생은 약속의 날 하루 전. 함께 여행 했던 안혜연 씨는 해외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며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안혜연 씨는 "사실 해외에서 생활하며 일로 바빠 한국에 나가지 못했다. 10년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죄송하다"면서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면서 세 사람 중 그 누구도 약속의 시간을 잊지 않았다.
이로써 우연한 만남에서 이뤄진 세 사람의 약속은 영원한 낭만의 밈으로 남게 됐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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