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장 잘 보이는 좌석인데, 관중 대신 광고판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24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FC댈러스-LA FC간의 2025 MLS 경기. 손흥민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MLS 데뷔골을 터뜨린 이날 많은 교민과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서쪽 스탠드와 함께 가장 시야가 좋은 동쪽 스탠드는 텅 비어 있었다. 관중 대신 푸른색 광고판이 좌석을 뒤덮고 있었다. 팬들은 동쪽 스탠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석이 적은 서쪽 스탠드와 댈러스 서포터스가 자리 잡는 북쪽 스탠드 및 남쪽 스탠드에 각각 자리 잡았다.
관중석을 통째로 비우고 통천 등으로 제작한 광고판을 덮는 건 낯선 장면은 아니다. 관중 동원에 고심하던 MLS 일부 구단들이 처음으로 시도한 이래 타 리그 여러 구단들도 시도하기 시작한 기법이다. K리그에도 2010년대 이후 빈 좌석 구역을 광고나 구단 상징으로 채우는 통천으로 덮으면서 밀집도를 높이고 주목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다만 손흥민의 LA FC 이적 후 MLS에 대한 현지 및 국내 관심도가 확 늘어난 가운데, 댈러스가 관중 대신 광고 수입에 좀더 초점을 맞췄다고 보긴 어렵다.
도요타 스타디움은 올해부터 재건축에 돌입했다. '공사중'이라 가려놓은 것이다. 1996년 창단한 댈러스는 미국 대학 풋볼(미식축구) 경기장이었던 코튼볼을 홈구장으로 활용하다 2005년 프리스코에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했다. 2만500석 규모의 아담한(?) 사이즈지만, 북중미카리브연맹(CONCACAF) 골드컵을 비롯해 코파아메리카 예선, 올림픽 예선 등 굵직한 경기들이 열린 곳이다. 미식축구 경기도 종종 열린다. 2013년부터 도요타가 명명권을 획득해 '도요타 스타디움'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 축구 명예의 전당이 있는 경기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도요타 스타디움이 20년 만에 재건축에 들어간 건 팬들의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 무더위로 유명한 댈러스 교외에 건설된 도요타 스타디움은 그라운드가 지면보다 낮은 위치로 건설됐다. 하지만 이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MLS 팬들 사이에서 '오븐'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들어야 했다. 지붕 역시 서쪽 스탠드 밖에 설치되지 않으면서 팬들이 그늘을 찾거나, 비를 피할 수도 없었다. 이밖에 편의시설도 부족해 재건축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미국 건설전문매체 아치넥트는 '도요타 스타디움 재건축에는 1억8200만달러(약 2521억원) 가량이 투입된다'고 전했다. 댈러스 구단 및 MLS사무국, 프리스코시, 텍사스주의 지원 하에 자금이 마련됐다. 공사 기간에도 MLS 일정 및 각종 행사를 그대로 치른다. 올해 동쪽 스탠드 재건축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댈러스 구단이 밝힌 청사진에 따르면, 전체 관중석 규모 증가는 10%에 불과하나 전좌석 지붕 설치를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 및 최첨단 장비가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스위트룸과 클럽룸도 늘어나게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