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경기 시작 12초 만에 벼락처럼 터진 골, 포항스틸야드가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포항 스틸러스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가 전북 현대전에서 선취골을 쏘아 올렸다. 조르지는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전북과의 2025 K리그1 27라운드에서 킥오프와 함께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12초 시점에서 왼쪽 측면에서 이어진 패스를 받아 한 차례 툭 친 뒤 아크 왼쪽에서 그대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몸을 날렸으나 공은 골문 구석을 가르며 그대로 득점이 됐다. 킥오프 휘슬 뒤 포항 홈 팬들이 내지른 승리를 염원하는 함성은 득점 환희로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두 손을 치켜들었고,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포항은 올 시즌 전북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1패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2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K리그1에서 전북을 상대로 연속 2득점 이상을 기록한 건 포항이 유일하다. 이날 이호재가 K리그 상벌위원회 징계에 따라 결장한 가운데 주닝요가 조르지와 투톱으로 나섰다. 전북은 콤파뇨 대신 티아고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앞선 두 경기보다 스피드를 올려 포항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은 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난 전북전을 돌아본 박 감독은 "상대에게 운이 따르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뭘 해도 되는 팀이 있는데 지금 전북이 딱 그런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호재의 결장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 그런 부분에 신경 쓰며 에너지를 낭비할 순 없다"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전북 티아고의 선발에 대해 묻자 "사실 예상 못한 부분"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지난 경기를 보고 제공권 보다는 스피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준비한 부분이 있다"고 눈을 빛냈다.
전북은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1 22경기 연속 무패(17승5무)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조르지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경기 플랜 자체가 뒤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