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무려 3년 11개월만에 맛본 4안타 경기다. 2021년 9월 28일 창원 NC전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1430일만에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다시 4안타를 쳤다. 트레이드 성공사례가 되고 있는 최원준이 '강한 2번'으로 1위 LG 트윈스 격파의 선봉장이 됐다.
최원준은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서 2번-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9대7 역전승을 이끌었다.
1회말 1사후 우전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신고한 최원준은 2사 2루서 4번 데이비슨이 볼넷을 고를 때 깜짝 3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1,3루의 더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0-2로 뒤진 3회말에도 3루수 내야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던 최원준은 0-2로 추격한 4회말 2사 1,2루서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때려 4-5, 1점차로 만들어 경기를 박빙으로 만들었다. 6회말엔 6-7, 1점차로 추격한 1사 3루서 바뀐 투수 김진성에게서 우전안타를 쳐 동점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박건우의 좌익선상 2루타 때 홈을 밟아 역전 득점에도 성공했다.
4안타를 친 것이 KIA에서도 꽤 예전이었다. 2021년에 세번을 기록했고, 최근이 9월 28일 창원 NC전. 이후 거의 4년만에 기록한 4안타 경기였다.
올시즌 트레이드 전과 후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최원준이다. KIA에선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9리(227타수 52안타) 4홈런 19타점 28득점에 그쳤던 최원준은 NC에서 와서는 23경기서 타율 2할9푼4리(85타수 25안타) 2홈런 18타점 22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원준은 "와서 타격감이 계속 좋았는데 경기마다 하나씩 밖에 안나와서 나도 모르게 조급해지기도 했다. 2~3개씩 치면 좋을텐데 하고 욕심을 내서 생각이 많아질 뻔했는데 타격 코치님과 수석코치님께서 KIA에서 나를 오래 보셔서 잘 아시니까 '충분히 잘하고 있느니까 욕심내지 말라'고 하셔서 마음 비우고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웃었다.
3회초 1사 1루서 오지환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는 호수비까지 선보였던 최원준은 "수비에서 소극적인 면이 있었는데 김종호 수비코치께서 충분히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면서 괜찮으니 실수하는 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셔서 좀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라며 "박해민 형만큼만 수비하면 더 바랄게 없다. 타격과 주루가 안되더라도 해민이 형만큼 수비할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해민이 형 수비 영상도 많이 본다. 닮고 싶다"라며 이날 상대팀 중견수로 나선 박해민을 중견수의 롤모델로 꼽기도.
NC에 와서 좋은 타격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최원준은 '증명'이라고 했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던 자신을 필요한 선수라고 데려와준 이호준 감독과 구단에게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였다.
최원준은 "오기전 KIA에 있을 땐 많이 힘들었다. 내가 못해서 밀렸고 벤치에 계속 있어서 '이것밖에 안되는 선수인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자존심이 많이 떨어졌다. 나를 필요로하는 팀이 있을까 생각도 햇고 그만두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면서 "감독님께서 인터뷰에서 나를 콕 찍어서 좋은 선수고 너무 필요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걸 계기로 내가 되새겨보고 살아난 것 같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선수인 것을 다시 보여줘야 되고 그 말을 꼭 증명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라고 했다.
해민이형만큼만 수비하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다. 타격과 주루가 안되더라도 해민이 형만큼 수비를 할 수 있으면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중견수 수비를 오래 많이 해본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해민이 형 수비 영상도 많이 보는 편이다. 닮고 싶은 선배다
시즌전 꼴찌 후보로 꼽히기도 했던 NC는 지금 5강 경쟁 중이다. LG에 승리하며 단독 5위가 됐다. 최원준은 "내가 바닥에 있을 때 데리고와주셔서 좋은 기회를 주셨는데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건 성적밖에 없다"며 "팀이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데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 KIA에서 볼때 NC라는 팀이 지금처럼 이렇게 짜임새가 있다고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 와서 직접 보니 너무 짜임새가 좋은 팀이다. 경기수가 얼마남지 않았지만 충분히 5강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그걸 알고 자신있게 하면 좋겠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