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07억 롯데 킬러가 부활했다. 8월 들어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는 원조 괴물은 이번달 들어 5개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 위즈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4차전에서 7대2로 완승,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올시즌 롯데와의 상대전적을 5승7패2무로 바꿔놓았다. 올시즌 LG 트윈스-한화 이글스-롯데에 이어 시즌 60승(4무58패) 고지에 4번째로 올라섰다.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4위로 복귀했다.
반면 롯데는 12연패의 긴 터널을 지나 2연승 반등을 이뤘다가 곧바로 꺾인 셈이 됐다. 58패째(60승5무)를 기록, 3위 SSG 랜더스와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KT는 허경민(3루) 스티븐슨(중견수) 안현민(우익수) 강백호(지명타자) 김상수(2루) 황재균(1루) 장진혁(좌익수) 조대현(포수) 장준원(유격수)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발은 고영표.
롯데는 박찬형(3루) 장두성(중견수) 고승민(우익수) 레이예스(지명타자) 유강남(포수) 나승엽(1루) 손호영(2루) 이호준(유격수) 김동혁(좌익수)으로 맞섰다. 선발은 박세웅.
경기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전날 역투한 선발 오원석에 대해 "올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잘 던졌다. 이제 약점이 다 개선됐다"며 기뻐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민석을 한번 뒤로 빼고, 박세웅-감보아가 4일 로테이션을 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석은 불펜으로 이동하는 건 아니지만,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갈 예정.
KT는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이자 시즌 MVP의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됐던 '머슬맨' 안현민이 8월 들어 급격한 부진에 빠진 상황. 하지만 KT에는 '원조 괴물' 강백호가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강백호는 볼카운트 1B1S에서 3루째 박세웅의 바깥쪽 포크볼을 통타,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큰 홈런이었다.
롯데는 1회말에만 안타 3개를 쳤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1사 1루에서 고승민의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리던 장두성이 KT 우익수 안현민의 괴물 같은 송구에 아웃되는 불운이 뒤따랐다. 이어진 레이예스의 안타로 기어코 2사 1,3루를 이뤘지만, 유강남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말에도 선두타자 나승엽의 2루타, 1사 후 이호준의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 실패.
그나마 4회말 1사 2루에서 이호준의 1타점 적시타 때 나승엽이 홈을 밟으며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KT는 곧바로 이어진 5회초에 3득점 하며 승기를 잡았다. 1사 후 황재균이 2루타로 출루했고, 상대 폭투와 장진혁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대타 강현우의 적시타, 장준원의 희생번트 때 롯데의 홈승부 실패, 허경민의 적시타가 이어졌다.
박세웅은 이날 패배로 최근 4연패의 굴욕을 겪었다. 지난 10일 SSG 랜더스전에서 5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배의 멍에를 썼다. 이어 22일 NC 다이노스전 당시 5⅔이닝 동안 수비 실책으로 인해 6실점(1자책)하며 패전을 안은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결국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실점, 시즌 10패째(11승)를 기록했다. 시즌초 8연승의 기세가 좋았지만,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고 이후로도 퐁당퐁당 흔들리면서 어느덧 두자릿수 패배에 직면했다.
롯데는 5회말에도 1사 후 고승민의 3루타가 터졌지만, 레이예스의 잘 맞은 땅볼 타구가 3루수 정면을 향하며 고승민이 횡사, 득점과 연결짓지 못했다.
KT는 6회초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롯데가 박세웅을 내리고 투입한 윤성빈을 뚫지 못했다. 윤성빈은 연신 156, 157㎞ 직구를 과시해 관중들의 탄성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KT 선발 고영표는 6회까지 안타 8개, 4사구 2개를 허용하면서도 침착한 위기관리와 고비 때마다 추가한 삼진으로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앞서 6월 27일 롯데전 당시 2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던 롯데 킬러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시즌 10승 달성과 함께 평균자책점도 2.85까지 끌어내렸다.
KT 타선은 7회초 윤성빈 공략, 3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후 스티븐슨의 볼넷과 안현민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강백호-김상수의 적시타, 황재균의 안타, 장진혁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졌다. 롯데는 윤성빈 대신 박진을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벌어지는 점수를 막지 못했다.
롯데도 7회말 박찬형 장두성의 연속 안타로 무사1,2루 찬스를 잡았지만, 레이예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KT는 벌어진 점수차에도 이상동 손동현 김민수 등 필승조급 투수들을 줄줄이 등판시켜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