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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맨유가 이렇게 망가졌습니다' 2억 파운드 투자한 맨유, 카라바오컵 2라운드 4부리그 팀에 충격패. 명예+수익 다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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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완전 망했다'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처참하게 무너져내렸다. 심지어 상대는 4부리그 팀이었다. 패배의 후폭풍이 곧 거세게 불어닥칠 듯 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간판구단이었던 맨유가 시즌 초반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맨유는 2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클리소프스의 블런델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일명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그림즈비 타운과 정규시간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1-12로 졌다.

일반적인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결과였다. 마치 '어른'과 '아이'의 싸움에서 아이가 이긴 격이다. 이날 맨유를 쓰러트린 그림즈비는 잉글랜드 리그2(4부리그) 소속의 작은 구단이었다. 반면 맨유는 EPL의 대표구단이다.

특히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15위, 유럽대항전 탈락 등의 치욕적인 결과를 만회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통해 전력을 강화한 상태였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 벤자민 세슈코를 영입하는 데 무려 2억파운드(약 3763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거의 사활을 걸고 팀 전력 강화에 힘을 쏟아 부은 상황이었다.

후벵 아무림 맨유 감독도 이날 경기에 설렁설렁 임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EPL 개막 후 2경기 무승(1무1패)으로 부진한 출발을 한 터라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승리는 의지만으로 따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맨유는 전반 22분 만에 실점했다. 그림즈비가 역습 상황을 잘 이용해 맨유 페널티박스를 뚫었다. 이어 찰스 버냄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어 전반 30분 그림즈비의 코너킥 상황 때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어처구니없는 위치선정 실수를 저지르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급해진 맨유는 후반전에 '진심펀치'를 마구 휘둘렀다. 위기에 몰린 아모림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브루노 페르난데스, 브라이언 음뵈모, 마타이스 데 리흐트 등 최정예 전력을 한꺼번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효과가 별로 없자 후반 19분에 메이슨 마운트까지 투입했다. 후반 37분에는 조슈아 지르크지도 들어갔다. 4부 리그팀을 상대로 100% 전력을 가동한 셈이다.

그제야 간신히 만회골이 터졌다. 후반 30분에 '이적생' 음뵈모가 맨유 데뷔골을 터트리며 1-2를 만들었다. 이어 후반 44분에 코너킥 찬스 때 해리 매과이어가 헤더 동점골을 넣으며 간신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길 기회도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에 세슈코가 문전 골 찬스를 얻었는데, 골대 위로 날렸다.

결국 2-2로 비긴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여기서도 어이없는 '막상막하 승부'가 펼쳐졌다. 무려 26명의 키커가 등장한 끝에 그림즈비가 12-11로 승리했다. 맨유의 마지막 키커로 나온 음뵈모는 실축 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패배는 맨유에 상당히 큰 데미지를 줄 듯 하다. 일단 금전적인 손실이 크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맨유가 그림즈비에 패배하며 또 다시 굴욕을 겪었다'며 '특히 맨유에 부임한 뒤 45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고, 복리후생 지출까지 줄이며 비용절감에 매달려 온 짐 랫클리프 구단주가 이번 카라바오컵 조기 탈락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잃었는지 알게되면 크게 분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단 맨유는 이날 패배로 7000파운드(약 1317만원)의 2라운드 승리수당을 받지 못하게 됐다. 7000파운드는 사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TBR풋볼은 '맨유가 만약 2023년 에릭 텐 하흐 감독 시절처럼 카라바오컵에 남아 우승했다면, 총 18만7000파운드(약 3억5200만원)를 구단 재정에 보탰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18만7000파운드도 사실 구단 재정규모로 본다면 그리 큰 돈이라 할 순 없다.

이보다 더 큰 데미지는 맨유가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4부리그 팀에도 질 만큼 형편없는 경기력을 지녔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점이다. 결국 맨유는 카라바오컵 탈락으로 이번 시즌에 유럽대항전에 나갈 길이 막혔다. EPL 우승 또는 4위안에 드는 것만이 유일하게 남은 길이다.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때문에 아모림 감독에 대한 조기경질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용문제 때문에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맨유는 이번 시즌에도 참담한 상황을 겪어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