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치열했던 '대상' 집안싸움 속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그 덕에 여우주연상과 대상 트로피, 그리고 인기스타상 트로피를 모두 손에 쥐면서 청룡의 주인공이 됐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았다.
아이유는 최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을 찾아 7월 18일 열렸던 청룡시리즈어워즈의 감동을 다시 되새겼다. 아이유는 "저의 개인적인 상보다는 '폭싹 속았수다' 팀이 대상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참석했고, 저는 자리에 앉아서도 우리팀이 다같이 무대에 올라갈 것 같다고 설레발을 쳤었는데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제 이름이 호명됐을 때 '그럼 우리 팀은?' 하는 표정이 카메라에 담겼다. 머리가 복잡해져서 무대 위로 올라가는데, 눈물이 날 뻔하다가 제가 제 드레스를 밟고 휘청하면서 눈물은 다행히 쏙 들어갔다. 지금 와서 수상을 다시 생각했을 때, 그때의 기억은 사실 거의 없다. 제가 무대에 올라가서 그렇게 당황하고 더듬었던 것도 데뷔 이래 처음인 것 같다. 신인 때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정말 무대공포증이 올 정도로 많이 떨렸다"고 고백했다.
아이유의 오랜 팬들도 '이렇게 떠는 아이유는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카메라 밖으로도 전해지는 아이유의 떨림에 많은 이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그러나 아이유는 "저의 소감 영상을 아직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 보지 않을까 싶다. 그때 너무 떨려서 진짜 무대공포증 같은 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영상을 다시 보면 그 떨림이 다시 올 것 같아서 아주 몇 년 뒤에, 십 몇 년이 지난 뒤가 아니라면 못 볼 것 같다. 생각만 해도 과호흡이 온다. 저는 떨리더라도 무대에 올라가면 덜 떨리는데, 저 스스로도 무대 위에서 떨어본 게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그날은 저에게 참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고 말했다.
수상이 확정된 이후 마치 광례가 애순을 꼭 안아주듯, 아이유를 안아주던 염혜란의 모습도 훈훈함을 자아냈다. 아이유는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았는데, 제 입장에서 너무 뭉클했던 축하는 바로 옆자리 (염)혜란 선배가 저를 꼭 안아주시면서 얼른 나가라고 해주신 거였다. 정신이 없이 올라갔고, 너무 떨려서 바닥을 보면서 수상소감을 하다가 한 번 고개를 들었는데 그때 혜란 선배님과 눈이 마주쳤다. 광례처럼 축하한다는 미소로 저를 봐주시고, 내려왔을 때 '나는 지은 씨 수상소감이 너무 듣고 싶었어' 하면서 축하를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정말 광례가 말해주는 느낌이라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 대상의 주인공은 '폭싹 속았수다' 팀이었다. 심사 과정에서 아이유와 '폭싹 속았수다' 팀은 3차 토론까지 접전을 펼치면서 대대적인 집안싸움을 벌였다. 이에 아이유는 "그 자체는 영광스럽고 좋은 일인데, '폭싹 속았수다'가 상을 받아서 다시 한 번 다행이고 너무 좋다. 만약에 제가 개인 대상을 받았다면 드레스를 입은 채 험한 꼴을 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폭싹'으로 인해 덕을 본 것인데, 대결을 해서 제가 상을 받는 것이 성립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후보로 생각을 해주셨다는 것까지만 제일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거기서 조금 더 간다면 '어? 너무 무서워요! 왜 그렇게까지!'라고 했을 듯하다"면서 "우리가 팀으로서 꼭 한 번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걸 청룡에서 해내서 '폭싹 속았수다'를 더 훌훌 보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이유가 그렇게 사랑했던 작품 '폭싹 속았수다'는 여전히 그의 가슴에 남아있다고. 아이유는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폭싹'은 가끔 본다. 그냥 잠이 안 오는 어떤 날, 꼭 다 정주행하지 않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회차를 30분 정도 보다가 자고, 그렇게 계속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그냥 그 작품의 허리 부분, 그게 참 좋았어' 하면 그 부분을 찾아서 본다. 그게 참 좋다"면서 "애순이에게는 너무 고맙다. '애순이 만큼 고마운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애순이를 너무 사랑했고, 그냥 애순이가 잘 살기를 시청자들이 바라는 것만큼 저도 이 캐릭터의 행복을 너무 바라고 응원하면서 대본을 읽었다. '애순이 만큼 내가 이렇게 온 마음을 바쳐서, 이 사람의 생애를 응원하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 또 만나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폭싹 속았수다'는 그렇게 아이유에게 큰 전환점이 된 작품이 됐고, 여기에 청룡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큰 상까지 안겨줬다. 그는 "실제로 작품이 크기도 했고, 제가 1인 2역이라는 도전도 했고, 또 긴 시간 동안 함께하기도 했다. 이렇게 진짜 어렵고, 선물 같은 작품이 한 사람 인생에 자주 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런데 '이런 선물을 너무 빨리 받아서, 또 선물이 안 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잘 안 드는 것 같다. '진짜 어떤 계기로 내 인생에 엄청나게 큰 행운이 오기로 정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행운이다.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면서 "제가 연기자로서 처음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아본 거라서, '이렇게 큰 상을 내가 벌써 받다니' 하는 마음에 상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부분까지도 다 해소가 된 것 같다. 상을 받아서 '상 맛이 참 좋더라. 또 받고 싶다. 더 큰 상을 받고 싶다' 이런 생각은 전혀 안 들고, 그냥 이 상이 너무 큰 상이기 때문에 몇 십 년치를 다 받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매년 좋은 작품이 계속 나오고 배우들의 활약이 있는데, 내가 또 욕심을 내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좋은 상을 받았는데, 내가 앞으로 상이라는 것을 더 받아야 되나?' 하면서 마음 속에서 깔끔하게 정리가 됐다. 제가 가수 쪽에서도 그렇고 상에 대한 욕심이 있는 타입은 아닌데, 그것과 별개로 후보에 드는 것은 늘 기쁜 일인 것 같지만, 상이라는 것은 항상 무겁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올해로 데뷔 17주년을 맞이하며 의미있는 수상 기록을 하나 더 추가한 상태다. 이미 수많은 트로피가 그에게로 향했지만, 청룡 트로피는 조금 더 특별하다고. 아이유는 "실제로 제가 처음 받아보는 청룡 트로피라 진짜 특별했고, 심지어 제가 그동안 맡아봤던 역할 중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큰 임무가 주어졌던 작품을 통해서 받으니까 더더욱 뜻깊었던 것 같다. '청룡'은 실제로 수상자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알 수 없고, 심지어 내 리액션이 어떻게 잡히는지도 알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더더욱 잊지 못할 시상식인 것 같다. 만약에 앞으로 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청룡 트로피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저는 집에 상을 잘 배치하지 않는데, '이날은 정말로 좋았어!' 하는 마음으로 가수, 배우 포함해 다섯 개 미만의 트로피만 제 방의 저만 볼 수 있는 공간에 둔다. 그런데 '청룡' 트로피는 거기에 정중앙에 들어갈 것 같다"며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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