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드디어 아홉수를 탈출했다. 지난 아쉬움도 깨끗하게 씻어냈다.
KT 위즈 고영표는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 KT의 7대2 완승을 이끌었다.
올해 22번의 선발등판에서 18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였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고도 아홉수에 톡톡히 걸리며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투구수는 101개.
'국가대표 에이스'가 별명처럼 따라붙던 남자. 2024시즌을 앞두고 소속팀과 5년 107억원의 비FA 연장계약까지 맺은 그의 미래는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연장계약 첫해의 부담감이었을까. 사이드암의 특성상 ABS(자동볼판정 시스템)의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한 걸까.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다. 부상으로 두달여를 결장했고, '고퀄스'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2021년 이후 첫 두자릿수 승수에 실패한데다(6승8패) 평균자책점이 무려 4.95에 달했다. 3년 연속 이어오던 두자릿수 승수 행진도 끊겼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평균자책점 2.85(리그 6위)가 보여주듯,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10승 고지에도 올라섰다.
5시즌 연속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다. 고영표는 지난해 부진의 이유로 '부상으로 인해 흐트러진 밸런스'를 꼽았다.
그리고 또 하나, 역시 ABS였다. 그는 "작년에 ABS를 처음 경험하면서 내 피칭디자인을 새로 가다듬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민 끝에 변화를 준게 이렇게 좋은 피칭을 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돌아봤다.
올해 '신무기' 컷패스트볼을 장착한 게 대반전의 비결이다. 이날 고영표는 투심(39개) 체인지업(42개)에 커브, 컷패스트볼(이상 10개)을 섞어던졌다.
"작년에 일본에서 컷패스트볼을 배웠다. 나 자신에게 입히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올시즌 후반기로 올수록 점점 최적화되는 것 같다. 기존의 투심, 체인지업, 커브는 횡으로 휘거나 떨어지는 구종인데, 컷패스트볼을 던질 때 공끝을 눌러서 던지면 상대적으로 떠오르는 느낌을 준다. 타자들의 스윙이 늦더라. 한결 수싸움이 수월해졌다."
원체 제구가 좋은 선수인데다, 바짝 긴장한채 떨어지는 구종만 대비하다가 허를 찔리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 '마구' 체인지업을 통해 땅볼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했지만, 이제 '하이&로우'로 공략하며 필요할 때 뜬공까지 유도해내고 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투심으로 대각선 존까지 활용하며 타자의 시선을 흔든다. 고영표는 "타자들이 많이 까다로워하는 것 같다. 내겐 고마운 구종이 또 하나 생겼다"며 미소지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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