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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손흥민의 생애 첫 투구는 '완벽한 스트라이크'...오타니와 만남은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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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슈팅만큼이나 정확한 투구였다. 손흥민(33·LA FC)이 생애 첫 야구 시구를 '스트라이크'로 장식했다.

손흥민은 2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신시내티의 '2025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다. 등번호 7번이 달린 다저스 저지와 모자를 쓴 손흥민은 포수로 나선 다저스의 등번호 7번인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향해 힘차게 볼을 던졌다. 한복판에 꽂혔다. 마운드 판을 밟고 던졌음에도 정교한 제구를 뽐냈다. MLB 사무국도 SNS에 '슈퍼스타 축구선수 손흥민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고 전할 정도였다. 공을 받은 스넬은 "난 글러브를 조금도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며 "완벽한 투구였다"고 말했다. 시구를 마친 손흥민을 향해 관중석에선 박수 갈채가 이어졌고, 손흥민도 활짝 웃는 얼굴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손흥민은 시구 뒤 마이크를 잡고 "다저스의 야구를 할 시간(It's time for Dodgers Baseball)"이라고 외치며 경기 시작을 알렸다.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마친 후 새로운 행선지로 LA FC를 택한 손흥민은 단숨에 LA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손흥민의 LA FC 입성 소식에 SNS을 통해 환영의 뜻을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인 다저스 구단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다저스는 지난 14일 구단 SNS 계정을 통해 'Sonny in Los Angeles. 8월 27일(한국시각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손흥민의 시구를 지켜보라'는 글을 게시했다.

생애 첫 야구 시구를 위해 손흥민은 곧바로 연습에 나섰다. LA FC는 SNS 계정을 통해 손흥민의 시구 연습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속 손흥민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거리가 조금 멀긴 한데 부드럽게 던지면 쉽더라.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고 말했다. 다저스는 이런 LA FC의 영상을 구단 계정에 직접 공유하기도 했다.

시구에 앞서 손흥민은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실내훈련장에서 타격도 했다. 강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손흥민과 악수하며 정확한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손흥민도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관중석으로 이동해 VIP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멋진 플레이가 나올때마다 두 손을 크게 들어 즐거워했다.

아쉽게도 아시아 역대 최고 축구선수 손흥민과 아시아 역대 최고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둘은 설명이 필요없는 아시아 넘버1 스타이자 LA 최고의 별들이다. 둘은 공통점이 많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데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섰다. 손흥민은 역대 최고의 양발잡이, 오타니는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다. 에이전시도 같다.

오타니는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섰다. 당초 오타니는 27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지만, 21일 경기에서 투구 도중 허벅지에 타구를 맞으며 휴식차 등판일이 하루 밀렸다. 두 빅스타의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지나 했지만, 오타니가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은 전해지지 않았다. 선발 투수는 경기 당일에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경우가 많아 매우 예민하다고 한다. 다만 손흥민은 오타니의 타격 장면을 촬영하는 등 오타니의 플레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주말 열린 FC댈러스와의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데뷔골을 터뜨리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선정 '이주의 팀'에 이어 '이주의 골'까지 싹쓸이한 손흥민은 이제 홈 데뷔전에 나선다. LA FC는 9월 1일 오전 11시 30분 LA BMO 스타디움에서 '리그 선두' 샌디에이고FC를 상대한다. 이 경기 입장권 가격은 최대 5200달러, 한화로 약 72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낳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