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지난해 이맘때 전북 현대는 바닥을 헤맸다. 울산 HD는 선두 그룹에서 리그를 이끌었다. 끝도 뒤틀리지 않았다. 스플릿이 세상에 나온 후 처음으로 파이널B로 떨어진 전북은 10위에 포진,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가까스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 반면 울산은 환희였다. 3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하며 '왕조의 문'을 활짝 열었다.
1년 만에 거짓말처럼 운명이 뒤바뀌었다. 전북은 과거 '왕조의 위용'을 되찾았다. 5연패를 달성한 2021년 이후 4년 만의 정상 등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승점 60점으로 선두다. 2위 김천 상무(승점 46)와의 승점 차이는 무려 14점이다. 전북은 지난 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대3으로 지면서 리그 무패행진이 22경기(17승5무)에서 멈췄다. 아픔은 잠시였다. 27일 강원FC와의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 역전골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2대1 극장승을 연출했다. 전북은 코리아컵 결승에 진출하며 2020년 이후 5년 만의 '더블(2관왕)'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울산은 챔피언의 빛을 잃었다. 승점 34점으로 8위에 위치해 있다. 신태용 감독이 '소방수'로 등장했지만 1승 후 연패의 늪에 빠졌다. 울산은 K리그1 최근 10경기에서 1승3무6패에 그쳤다. 이대로면 7위로 떨어진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파이널B로 추락한다. 10위 제주 SK(승점 31), 11위 FC안양(승점 30)이 지근에 있어 승강 PO도 자유롭지 않다.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게 없었다. 진짜 힘들구나, 솔직히 처음 느꼈다", "9월 A매치 기간 알차게 준비하지 않으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 등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신 감독의 말에 힘은 더 떨어지고 있다.
극과 극의 전북과 울산이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에서 맞닥뜨린다. 30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올 시즌 세 번째 '현대가 더비'다. 첫 대결에선 울산(1대0 승), 두 번째 만남에서 전북(3대1 승)이 웃었다. 28라운드 후 2주간의 A매치 휴식기가 기다리고 있어 두 팀 모두 총력전이다. 전북은 희미하게 남은 울산의 기를 완전히 눌러놓겠다는 각오다. 벼랑 끝에 내몰린 울산은 눈을 돌릴 곳이 없다. 지름길은 없다.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2위 그룹도 기로에 서 있다. 김천에 이어 3~5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4), 대전하나시티즌(승점 42), FC서울(승점 40)이 그 소용돌이에 있다. 김천은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 포항은 4연승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비해 줄곧 2위를 지켰던 대전은 광주FC와 안양에 연패를 당하며 주춤하다. 서울은 지난 라운드에서 울산을 3대2로 꺾고 더 높은 반등을 노리고 있다. 더 이상 떨어져선 안되는 대전과 김천의 정면 충돌이 눈에 띈다. 두 팀은 3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울 시즌 두 차례 대결에선 대전이 1승1무로 우세했다. 같은 시각, 포항은 원정에서 강원(승점 35·7위), 서울은 안방에서 안양과 혈투를 벌인다.
최하위 대구FC(승점 16)는 30일 오후 7시 수원FC(승점 31·9위)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16경기 연속 무승(6무10패)인 대구는 2부 강등을 사실상 예약했다. 그래도 기적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1승이 절실하다. 갈 길 바쁜 제주는 같은 시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승점 35·6위)와 충돌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