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조여정과 정성일이 영화 '살인자 리포트'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차력쇼를 펼친다.
영화 '살인자 리포트' 언론 배급 시사회가 28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조여정, 정성일, 김태한과 조영준 감독이 참석했다.
9월 5일 개봉하는 '살인자 리포트'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이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채비', '태양의 노래'의 조영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살인자 리포트'는 연쇄살인범과의 인터뷰라는 독특한 영화적 컨셉으로 이뤄졌다.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나서 주변 분들한테 처음 이야기했을 때 다들 미쳤다고 하더라. 그걸 누가 투자해 주냐고, 어떤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겠냐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저는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작품의 연출 의도에 대해선 "옛날부터 그런 말이 있지 않았나. 정말 저는 한 놈만 팼다. 오히려 배우들을 가둬놓고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뽑아낸다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이야기의 형식을 구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물론 공간의 이동이 없고 다양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 가지에만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존의 스릴러물이나 서스펜스물에서 보여줬던 시각적인 자극들에 기대어 있기보다는 두 인물의 딜레마로 가득 채울수록 극이 더 풍성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여정과 정성일은 '살인자 리포트'를 통해 강렬한 호흡을 예고했다. 조여정은 특종이 간절해 연쇄살인범과의 일대일 인터뷰에 임하는 기자 백선주로 분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 형식으로 두 시간이 가능하구나' 싶었다. 본 적 없는 형식이어서 연기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피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도전하고 싶었다. 모험을 했는데 모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극 중에서 기자로 등장한 그는 "배우들마다 각자 스타일이 다를 건데, 저는 개인적으로 상상을 좀 많이 하는 편이다. 살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직업군의 특징을 살리고 싶었다"며 "선주라는 인물이 처한 상황에 집중해서 상상하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쇄살인범이자, 정신과 의사 이영훈을 연기한 정성일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빠져들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고 감독님이 연출을 잘해주시면, 보시는 관객 분들도 충분히 빠져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아 제가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으로 연쇄살인범을 연기한 소감도 전했다. 정성일은 "사실 연쇄살인범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의사'라는 직업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심리학적인 부분을 공부했다고 할 순 있지만, 감독님과 논의했을 때 영훈이라는 캐릭터가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어떻게 하면 백선주라는 기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봤다"고 전했다.
정성일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더 글로리'도 저 때문에 잘 된 게 아니다. 운 좋게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된 거다. 그동안 '전,란', '트리거'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는데, 그 선택이 잘못됐다거나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모든 작품들이 다 잘 될 순 없겠지만, '살인자 리포트'가 잘 되어서 새로운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 후회가 안 남을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를 떠나 후회가 1도 안 남는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태한은 연쇄살인범인 영훈과 기자 선주의 독점 인터뷰를 감시하는 유일한 인물인 형사 한상우 역을 맡았다. 첫 스크린 주연으로 데뷔한 그는 "처음 주연으로 데뷔하는 작품인 만큼, 긴장이 많이 됐다"며 "너무 좋은 스태프, 감독님과 함께 촬영해서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조여정은 "김태한 오빠가 현장에서 별명이 '연출부장'이었다. 저희가 촬영했던 호실이 다른데, 오빠만 혼자 다른 날 촬영을 해야 했다"며 "저랑 정성일 오빠는 촬영 날에만 나왔는데, 오빠는 저희 촬영 날까지 나와서 끝까지 지켜보고 함께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조여정과 정성일을 향해 "두 배우가 대사를 통으로 다 외워왔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를 들은 정성일은 "어이가 없네, (대사가) 편집된 부분도 있다"며 "대사량은 사실 (조영준 감독을) 죽이고 싶었다"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물들였다.
이어 "이 사람이 맨 정신으로 저희에게 이 대사량을 주는 건가 싶었다. 대사를 통으로 다 외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 하루에 일어나는 일을 촬영하는 거라 다 외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중간중간 태한 씨가 나와줘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고마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