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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우습게 보지 말라"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적시타 때렸지만, 감독은 외국인 타자 산책 주루 질타[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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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251-14홈런-47타점.

요미우리 자이언츠 외야수 트레이 캐비지(27)가 올시즌 99경기에서 올린 성적이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기준으로 보면 낙제점 수준이다. 전반기를 못 넘기고 퇴출 됐을 수도 있다. 캐비지는 지난 6월 19경기에 나가 홈런 없이 타율 0.129을 찍었다. 지난 7월에도 0.225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에 한화 이글스 외야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65경기를 뛰고 팀을 떠났다. 타율 0.271-9홈런-29타점을 기록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교체됐다.

그러나 기록을 근거로한 단순 비교는 어불성설이다. 한일 프로야구 수준차를 감안해야 한다. 일본프로야구는 투수가 타자를 압도하는 극단적인 '투고타저' 리그다. 센트럴리그는 3할 타자가 없다. 20홈런을 넘은 타자가 1명뿐이다. 9월을 앞둔 시점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 선발투수가 4명이나 된다. 양 리그 12개팀 중 8개팀이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캐비지는 29일 현재 팀 내 홈런-타점 1위다.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가 부상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탓이다. 세 차례 홈런왕에 올랐던 오카모토는 44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300-11홈런-31타점을 기록 중이다. 8년 연속 20홈런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29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전. 요미우리가 원정 3연전 첫날 4대3으로 이겼다. 1-1 동점이던 6회초 3점을 뽑아 흐름을 끌어왔다. 1사 만루에서 6번-좌익수 캐비지가 우월 싹쓸이 2루타를 터트렸다. 한신 우완 라파엘 도리스가 던진 투심 패스트볼(시속 151km)을 완벽하게 받아쳤다.

캐비지가 3타점 2루타를 친 직후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의 얼굴이 굳어졌다. 캐비지가 친 타구는 고시엔구장 우중간 펜스 최상단을 때리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이 사이 주자 3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타자주자가 2루에 멈췄다. 파워가 좋은 캐비지는 발도 빠른 타자다. 2023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30(홈런)-30(도루)'을 달성했다.

캐비지는 외야수 날아가는 타구를 보면서 홈런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타격 직후에 전력을 다해서 뛰지 않았다. 안일한 주루 플레이로 비쳐질 여지가 있다.

정도에서 벗어난 플레이를 용납하지 못하는 아베 감독이 결승타를 친 캐비지에게 쓴소리를 했다. "홈런이 안 돼 아까웠겠으나 해야 할 플레이는 했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당연히 3루까지 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한발 더 나가 "일본야구를 쉽게 보면 안 되다. 세밀한 플레이를 못하면 일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라고 반성을 촉구했다. 기본 플레이를 중시하는 일본야구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을 것이다.

요미우리는 4-1로 역전에 성공한 뒤 추가점을 못 냈다. 1사 2루에서 7번 스나가와 리처드가 유격수 땅볼, 8번 와카뱌야시 가쿠토가 3루 땅볼로 아웃됐다. 캐비지가 3루까지 내달렸다면, 리처드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노릴 수도 있었다. 1점차로 승패가 결정된 경기라서 주루 플레이 하나가 중요했다.

타격감이 괜찮다. 캐비지는 최근 6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오카모토의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나도는 가운데 재계약 얘기가 나온다. 올해 팀 내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캐비지와 오카모토 둘밖에 없다.

캐비지는 2023년 LA 에인절스, 2024년 휴스터 애스트로스에서 메이저리그 67경기에 출전해 29안타-2홈런-15타점을 기록했다. 연봉 2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일본행을 결정했다.

요미우리는 8회말 2실점하고 1점차로 쫓겼다. 셋업맨 오타 다이세이가 1사후 한신 3~4번 모리시타 쇼타, 4번 사토 데루아키에게 연속 홈런을 내줬다. 4-3.

마무리 투수 라이델 마르티네즈가 12경기 만에 등판해 9회 세 타자를 10구로 눌렀다. 캐비지가 4연패 중이던 팀에 승리를 안겼다. 요미우리는 한신에 14경기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2.5경기차를 유지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