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폭등해 선수촌 못 짓고 항만에 크루즈 선박과 컨테이너 숙소로 대체
대회 치르려고 새로 건설하는 경기장은 농구·유도장 나고야 아레나가 유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골판지 침대'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의 주요 화두였다.
5년 만에 일본에서 다시 열리는 종합대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크루즈 선수촌'과 '컨테이너 숙소'가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크루즈 선수촌, 컨테이너 숙소는 경비 절감을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다.
지난해 5월 1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AINAGOC)는 "대회 기간에 크루즈를 활용해 '수상 마을'(floating village)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AINAGOC가 예상한 '크루즈 선수촌' 숙박 인원은 약 3천명이었다.
1년 사이에 크루즈 선수촌 예상 수용 인원은 4천600명으로 늘었다.
재팬 타임스는 올해 6월 "4천600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아시안게임 기간 나고야항에 정박한 크루즈에서 머물 것"이라며 "추가로 2천400명이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숙소를 사용한다. 총참가자 1만5천명의 절반 정도를 크루즈 선수촌과 컨테이너 숙소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AINAGOC는 나고야 경마장 부지에 선수촌을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3년 "대회 운영 비용이 폭등하고 시간도 촉박해 선수촌 건설을 포기했다"며 "경기장 주변 호텔을 선수와 관계자 숙소로 쓸 것"이라고 계획을 바꿨다.
여기에 선수단 전체를 호텔에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크루즈와 컨테이너를 숙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양궁, 3대3 농구, 카누·카약, 사이클(산악, BMX 레이싱), 남자 축구, 체조, 핸드볼, 유도, 카바디, 쿠라시, 종합격투기, 조정, 럭비, 세팍타크로, 스포츠클라이밍, 스쿼시, 테니스, 역도, 레슬링, 우슈 20개 종목 선수와 관계자가 크루즈와 컨테이너 숙소를 쓴다.
다른 종목 선수들은 호텔에서 머문다.
OCA 관계자가 "어떤 형태로든 여러 나라, 여러 종목 선수가 어울려 지낼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하자, AINAGOC는 "크루즈와 컨테이너는 셔틀버스로 10분 거리(6.5㎞)에 있다"며 "선수들은 특별한 경험을 할 것이다. 선수단에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기장도 대부분 기존 경기장이나 실내외 시설을 사용한다.
개회식과 육상 경기가 열리는 나고야시 미즈호 스타디움은 관중석을 2만7천석에서 3만5천석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내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애초 나고야시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수영 경영과 다이빙 경기는 아시아수영연맹이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도쿄 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렸던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치르기로 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신축한 경기장은 농구와 유도 경기를 벌이는 나고야 아레나뿐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생소한 친환경 골판지 침대는 조롱의 대상이었다.
도쿄 올림픽을 위해 신축한 도쿄 국립경기장,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는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린다.
나고야시와 아이치현은 경비 절감을 위해 '선수촌과 경기장 신축'을 포기했다.
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크루즈 선수촌과 컨테이너 숙소, 개보수한 경기장 사진과 영상이 올라올 전망이다.
'특별한 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면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은 성공한 대회로 기억될 수 있다.
반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게시물이 이어지면, AINAGOC의 고육책은 또 비웃음을 살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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