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으로 첫 내한
"한국의 영화와 괴수 사랑해…언젠가 제가 만들어볼지도"
(부산=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텔레비전에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들만 보이지만, 사실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완벽하지 않습니다. 제가 만드는 괴수들은 '완벽하지 않음'의 성자와도 같아요."
멕시코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신작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을 포함해 자신이 만드는 괴수들을 "인간의 어두운 면과 비범함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델 토로 감독은 1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완벽하고 밝은 쪽보다는 불완전한 쪽에 초점을 맞춘다"면서 "사회적·정치적·종교적 상징인 괴수 캐릭터와 동화나 우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과 제 생각을 공유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델 토로 감독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인 메리 셸리의 동명 고전 소설과 마찬가지로 천재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 분)이 연구 끝에 새 생명을 창조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괴수물의 대가로 꼽히는 델 토로 감독이 30여년 전부터 제작을 꿈꿔온 끝에 넷플릭스 영화로 탄생했고, 시체에서 태어난 괴수 역할을 맡은 제이콥 엘로디의 열연과 음악, 미술, 의상 등의 조화가 호평받으며 앞서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델 토로 감독은 "'프랑켄슈타인'은 저와 아버지 간의 관계를 담은 우화적인 작품"이라면서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에 저의 자서전적인 부분이 녹아들었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는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면서 "이해가 깊어질수록 영화는 저에게 점점 더 개인적인 프로젝트가 됐다"고 돌아봤다.
델 토로 감독은 '프랑켄슈타인'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되며 난생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델 토로 감독은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한국 감독들과도 친분이 있어 흥분을 감출 수 없다"면서 "부산의 아름다움과 축제의 규모, 한국 관객들의 취향 등 모든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2003)과 '괴물(2006)', '악마를 보았다'(2010), '부산행'(2016) 등 한국 감독들의 대표작을 차례로 열거하며 "다른 나라의 어떤 영화들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개성이 있다"고 평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괴수 애호가' 델 토로 감독을 위해 책 '한국 괴물 백과'를 선물했다고 한다.
델 토로 감독은 "자연에 있는 모든 것으로 괴수를 만든다는 점에서 한국 괴수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언젠가 제가 직접 (한국 괴수물을)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전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 처음 관객을 만났다. 델 토로 감독은 극장을 찾은 관객 300여명에게 한명한명 사인해주며 '팬 서비스'에 나섰다고 한다.
델 토로 감독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 자체가 행복"이라면서 "특히 (GV 행사처럼) 저를 만나러 온 사람이라면 그들을 위해 저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출신의 델 토로 감독은 '판의 미로'(2006), '크림슨 피크'(2015)등을 연출했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으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기록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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