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야~ 내가 오지환이를 한국시리즈에서 만나네!"
27일 잠실구장.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데다 앞서 1차전까지 잡은 LG 트윈스 측 더그아웃은 그래도 좀 여유가 있었다.
반면 전날 패한 한화 이글스 쪽은 얼음장 같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 배트를 땅에 짚은 채 서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봤다. 오가는 선수들의 표정도 다소 굳어있었다.
앞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폰세는 이날 불펜투구를 진행했다. 총 17구를 던지며 컨디션을 체크했다.
29경기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다승(17승) 1패, 평균자책점(1.89), 승률(94.4%), 탈삼진(252개)까지 4관왕을 차지한 정규시즌의 지배자. 하지만 가을 무대에선 평타를 쳤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쑥스러운 승리투수가 됐고, 5차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폰세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강한공을 던지며 불펜투구에 집중했다. 자기 공을 자기가 직접 치는 듯한 스윙 모션까지 취하며 유쾌한 모습도 잃지 않았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매의 눈으로 폰세의 투구를 하나하나 지켜봤다. 투구판을 밟는 위치를 바로잡아주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원정팀 감독 브리핑을 앞둔 시간, 갑자기 LG 오지환이 한화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살짝 예민할 수 있을 만한 타이밍. 하지만 오지환이 찾아온 이유가 있었다.
오지환은 먼저 김정민 한화 배터리코치와 인사를 나눴다. 1993년 2차 1라운드로 처음 LG 유니폼을 입은 이후 선수로 17년, 코치로 13년 LG에 몸담았던 베테랑 코치다.
이어 불펜에서 나온 양상문 투수코치와도 반갑게 악수했다. 양상문 코치 역시 LG에서 감독으로 4년(2014~2017), 단장으로 1년(2018) 간 몸 담았다. 두 사람 모두 오지환과의 인연이 깊을 수밖에 없다.
양상문 코치는 "이야~오지환이를 한국시리즈에서 만나네!"라고 크게 외치며 뜨겁게 포옹했다.
오지환은 폰세와도 반갑게 손바닥을 마주치는 등 분주하게 한화 더그아웃을 누볐다. 그 와중에 이날 선발투수인 류현진과도 마주쳤다. 오지환은 "오늘은 수비만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해 류현진을 폭소케 했다.
다만 오지환의 말과 LG 타선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이날 오지환은 4타수 1안타 1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LG 타선은 박동원과 문보경의 홈런을 포함,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13대5 대승을 거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한 팀의 우승확률은 90.5%(21번 중 19번)다. 정규리그 1위 팀(단일리그 기준)이 2연승했을 땐 100%다. 13번의 사례에서 2승을 먼저한 정규 시즌 1위팀이 예외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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