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뛰었던 튀르키예쉬페르리그의 충격적인 심판 베팅 스캔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튀르키예축구연맹(TFF)은 1일(한국시각), 공식채널을 통해 프로축구징계위원회(PFDK)에 회부된 심판 152명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PFDK는 경기 베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주심과 부심 총 149명에게 최소 8개월에서 최대 12개월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중앙심판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한 번에 45일, 총 90일을 초과하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심판은 자격이 취소된다.
튀르키예 1부인 쉬페르리그에서 활동 중인 심판 조르바이 퀴치크를 포함한 3명의 심판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퀴치크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신원 정보가 도용되었다고 법원에 형사 고발을 제기했다. PFDK의 결정은 7일간의 이의 제기 기간이 만료되면 최종 확정된다. 이스탄불 검찰청 또한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브라힘 하치오스마노을루 TFF 회장은 성명에서 "튀르키예 축구의 명성은 경기장에서의 헌신과 변함없는 정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저버리는 모든 행위는 단순히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중요한 전환점이 아닌, 튀르키예 축구 혁명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자국 내 심판으로 리그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항간에 떠도는대로 외국인 심판 고용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계를 받은 심판 중 10명은 5년 동안 1만 경기 이상을 베팅했고, 그중 한 명은 1만8227경기에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단 한 경기에만 베팅한 심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치오스마노을루 회장은 지난달 28일 정부 기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튀르키예에서 활동 중인 현역 심판 571명 중 371명이 최소 한 개 이상의 베팅 회사 계좌를 보유했다고 발표해 튀르키예 축구계를 발칵 뒤집었다. 152명이 베팅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으며, 그중 최고 레벨의 주심 7명과 부심 15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치오스마노을루 회장은 "베팅 사이트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경기, 하이라이트를 시청한다. 하지만 그 계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베팅하는 건 범죄다. 그들 중 80%가 외국 경기에 베팅했다"라고 밝혔다.
김민재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쉬페르리그에서 경기를 관장한 심판 중 일부가 이번 징계 대상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튀르키예축구협회 징계 규정 57조에 따라, 관련 심판들은 3개월에서 1년까지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다.
한편, 튀르키예 방송 '하베르튀르크'는 사법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특정 구단과 선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약 3700명의 선수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구단과 유명 선수가 연루된 더 큰 스캔들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로는 전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있다. 황의조는 2024년 2월부터 알란야스포르에서 뛰고 있다. 올 시즌 컵 대회 포함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