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길고양이의 피를 채취해 반려동물 병원에 판매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거주하는 한 여성 블로거는 자신의 반려묘가 병에 걸려 수혈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 측의 추천으로 '혈액은행'에서 고양이 피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인간의 수혈처럼 안전하고 규제된 절차일 것이라 믿었지만, 한 팩에 800위안(약 16만원)을 지불한 혈액이 오히려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수혈 직후 고양이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몇 시간 후 고열과 상태 악화를 겪었고, 결국 박테리아 감염으로 추정되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수의사는 오염된 혈액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 블로거는 업계 내부자로부터 해당 혈액이 길고양이에게서 채취된 것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녀는 "고양이 한 마리에서 최대 4개의 혈액 팩을 채취할 수 있으며, 한 팩당 800위안에 판매돼 총 2400위안(약 48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양이를 거꾸로 매달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피를 뽑는 영상까지 공개해 충격을 더했다.
중국에서는 반려동물 수혈에 대한 행정 규정이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 조항도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제도적 공백을 드러내며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다.
시 당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광저우 동물의료협회도 "출처가 불분명한 반려동물 혈액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겨울을 견디며 살아남은 고양이를 죽음으로 몰았다",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 "오랫동안 동물 보호를 외쳐왔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정책이 없다" 등의 댓글을 게시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