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우진 기자]최근 감독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논란이 됐던 토트넘의 수비수 미키 판더벤과 제드 스펜스가 사과했다. 자신들의 행동이 실망감과 팬들의 야유 등에서 비롯됐다고 털어놨다.
글로벌 매체 디애슬레틱은 3일(한국시각) "판더벤과 제드 스펜스는 첼시에 0-1로 패한 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을 무시하고, 터널로 향한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두 선수는 지난 2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첼시전에서 패배한 직후 라커룸 쪽으로 향했다. 프랭크 감독은 그들을 멈춰 세우려는 듯 보였지만, 두 선수는 무시하고 계속 걸어갔다. 심지어 판더벤은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손흥민이 주장이던 시절에과는 딴판이다. 당시에는 주장인 손흥민이 솔선수범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지만, 판더벤은 자신이 제일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팬들은 분노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들 선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끝은 사과였다.
프랭크 감독은 오는 5일 오전 5시에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C 코펜하겐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판더벤과 스펜스는 사무실로 찾아와 문제의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라며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불손하게 비춰지거나, 오해를 사는 걸 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프랭크 감독에 따르면 이들은 구단을 향한 무례가 아니라 단지 저조한 경기력과 패배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경기 중 관중들이 보낸 야유도 영향이 있었다고 한다.
첼시전에서 토트넘은 단 1개의 유효슈팅만 기록했고, 기대득점(xG)은 0.05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기록이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토트넘의 최저 수치였다. 홈팬들의 야유는 여기서 비롯됐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가한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도 선수들을 두둔했다.
비카리오는 "우리가 경기 막판에 추격 중일 때, 조금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관중석에서 조금만 더 도움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물론 우리는 그걸 통제할 수 없다. 모두가 실망했고, 팬들의 반응도 당연했다. 팬들은 분노를 표현할 권리가 있고, 우리도 결과에 깊이 상처받았다"라고 말했다.
프랭크 감독도 팬들에게 당부했다.
프랭크 감독은 "팬들은 경기 초반 30분 동안 정말 훌륭했다. 하지만 우리가 부진했고, 졌기 때문에 야유하는 건 공정하다"라며 "다만 경기 도중에는 조금 더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팬들이 우리를 밀어준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