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어느 날 날아오를 것"…시청률 날개 단 이준호, '태풍상사' 대사가 현실이 됐다

by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시청률에 날개를 단 배우 이준호가 '태풍상사' 속 대사처럼 날아올랐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장현 극본, 이나정·김동휘 연출)의 대사들이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인간의 온기를 지켜낸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생존기는 2025년 현재에도 위기를 버티게 하는 유의미한 에너지를 전파하며,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정, 낭만, 감동이 가득했던 '태풍상사'의 명대사 컬렉션을 살펴본다.

▶ "우리들이 꽃보다 향기롭고 돈보다 더 가치있다."(1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IMF의 한파는 압구정 날라리 강태풍(이준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꿨다.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태풍상사는 부도 위기에 내몰렸고, 끝까지 회사를 책임지려 고군분투했던 아버지(성동일)는 세상을 떠났다. 사무실을 정리하러 아버지 회사에 간 태풍은 금고 속에서 직원들 이름이 하나씩 적힌 통장을 발견했다. 매달 쌓인 적금은 함께 일하는 '사람'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겼던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태풍의 통장에는 매달 30만원씩 입금하며 남긴 짧은 통장 편지가 있었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우리들이 꽃보다 향기롭고 돈보다 더 가치있다"는 네 글자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인 통장은 아버지의 신념이자, 태풍에게 남긴 마지막 유산이었다. 그 뜻을 마음에 새긴 태풍은 아버지의 26년을 이어가기 위해 태풍상사의 직원으로 입사했고, 돈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진짜 상사맨으로 성장하고 있다.

▶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그러다가 어느 날 날아오를 겁니다."(4회)

표상선 사장 표박호(김상호)의 '독소 조항' 사건은 태풍상사가 다시 무너질 위기를 맞은 결정적 원인이었다. 태풍은 표상선 창고에 원단을 보관했는데, 계약서 뒷장에 숨어 있던 '72시간 내 미회수 시 전량 압류·폐기' 조항 때문에 모든 물량을 잃었다. "사업가로서 돈을 봤을 뿐"이라는 냉정한 표박호의 앞에서, 태풍은 '신뢰'라는 이름의 거짓말로 자신이 철저히 이용당했음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가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반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태풍에게 표박호는 "사업을 접는 게 좋을 거다. 자네는 이번처럼 실패할 거다"라고 조롱했다. 태풍은 꺾이지 않았다. 되레 "저는 지금 제 아버지한테서 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그러다가 어느 날 대표님 머리 위로 날아오를 거다"라고 맞선 것. 태풍은 결국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 표박호에게 통쾌한 반전을 안겼다.

▶ "그럼 없는 거예요? 지금 당장 안 보인다고?"(6회)

사람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사채업자 류희규(이재균)에게 환멸과 분노를 느낀 태풍은 결국 7천개의 안전화를 팔아 박윤철(진선규)이 진 빚을 1억으로 갚겠다는 차용증에 손바닥 도장을 찍었다. 무모한 선택에 정차란(김혜은) 역시 "세상 천지 네 같은 놈이 어딨냐"라며 혀를 내둘렀다. 돈과 거래만 남은 시대 속에서 인간성은 사라진 것만 같은 그날 밤, 태풍은 오미선(김민하)에게 전화를 걸어 낭만, 사랑, 정, 믿음은 없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미선이 잠시 올려다보라던 별빛 하나 없는 깜깜한 하늘은 마치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 같았다. 그러자 미선은 "(별이 지금 보이지 않는다 해서) 그럼 없는 거예요? 지금 당장 안 보인다고?"라고 되물었다. 그날 밤, 태풍은 부산의 불 꺼진 여관방 천장에서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는 야광별을 발견하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낭만은 여전히 그의 마음 어딘가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 "돈도 없고 뭣도 없어도 옆에 사람이 있으면 된다."(7회)

파격적인 홍보 영상과 유창한 영어 피칭으로 안전화 수출 계약을 따낸 태풍과 미선. 그러나 배에 물건을 실어 보내기 직전, 태풍의 성공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표현준(무진성)의 농간으로 태풍상사가 해운사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표현준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태풍에겐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차란은 직접 원양어선 선장을 설득했고, 선장은 과거 태풍의 아버지 '카이사르 강'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선적을 허락했다. 많은 물량의 안전화를 배에 싣는 건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선 부산 시장 상인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포장마차 주인(남권아)은 "돈도 없고 뭣도 없어도 옆에 사람이 있으면 된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고 해도 그 세상 살아가는 게 사람이라는 거는 똑같다"라며 태풍의 등을 토닥였다.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의 힘과 온기로 태풍은 또 한 번 날아올랐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