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실 다독이고 말 게 할 문제가 아닌데...
한화 이글스 김서현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 고교 시절부터 불같은 강속구를 던져 많은 주목을 받았다.
프로 입단 후 SNS 사건, 투구폼 변화 등 시행 착오가 있었지만 올해 김경문 감독을 만나 한화의 새 마무리로 우뚝 섰다. 초보 마무리가 33세이브를 기록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150km 중반대 직구는 힘이 넘쳤다. '테일링'이 심해 알고도 칠 수 없었다. 타자들이 김서현의 빠른 공에 촉각이 곤두서있을 때, 슬라이더가 들어가면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김서현에게 첫 가을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10월1일 SSG 랜더스전 9회 연속 피홈런, 충격의 블론 세이브가 나왔고 한화의 정규시즌 1위 가능성은 0%가 됐다.
그 여파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에게 통한의 홈런포를 맞는 바람에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갔다.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역시 9회 3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포스트시즌 내내 김서현을 왜 쓰느냐는 논란에 시달렸다. 김 감독이 김서현에 굳건한 믿음을 보여줬지만, 김서현이 보답하지 못하자 용병술 문제가 한화를 뒤덮었다.
국가대표팀까지 불똥이 붙었다. 김서현은 휴식 후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류지현 감독도 김서현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김서현의 멘탈 관리, 활용 여부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류 감독은 처음에는 "지나간 일은 잊고 대표팀에서 마음의 짐을 덜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계속 얘기가 나오자 "그냥 지켜볼 필요도 있다. 지나친 관심이 선수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자신이 계속해서 김서현에 대해 얘기하면, 선수가 신경을 쓸 게 뻔했기 때문이다.
최근 나오는 얘기는 김서현의 멘탈쪽에 집중되고 있다. 어떻게 그렇게 큰 악몽을 이겨내느냐는 것이다. 멘탈을 부여잡지 못하면 대표팀에서도 제 공을 뿌리지 못할 것이라는 게 문제다.
하지만 문제는 멘탈이 아니다. 김서현은 오뚝이처럼 충격적인 다음 경기 초반에는 가운데에 공을 잘 집어넣었다. 멘탈 문제가 크다면, 공 자체를 던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야 했다. 그건 아니었다.
결론은 구위가 무뎌진 것이었다. 투수의 팔 높이가 점점 내려간다는 건 힘들다는 것이다. 올해 많이 던졌다. 66이닝을 소화했다. 마무리 첫 풀타임 소화라 어떻게 체력 분배를 해야할지 몰랐을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팔이 내려가니 김서현 특유의 테일링이 사라져버렸다. 슬라이더도 각이 무뎌졌다. 구속은 여전히 빠르지만, 타자들에게는 홈런 치기 좋은 공이 돼버렸다"고 냉철히 지적했다. 공이 빠르면, 스윗스팟에 맞았을 때 비거리는 더 늘어나는 법이다.
며칠 쉬었지만, 김서현의 체력이 단숨에 올라올 거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150km 중반대 힘있던 공이, 150km 초반 깨끗한 공으로 들어간다면 어떤 상대를 만나도 이겨내기 힘들 수 있다. 류 감독의 김서현 활용 딜레마 핵심은 여기에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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