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도, 결국 우승은 T1!'
T1이 역대 롤드컵 사상 최초의 3연패(쓰리핏)이자, 6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T1은 9일 중국 청두시 동안호 스포츠공원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같은 LCK(한국)의 KT 롤스터와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의 재역전승을 거두며 지난 2023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무려 3년 연속 롤드컵을 제패했다.
LCK 4번 시드로 롤드컵행 티켓을 딴 T1은 '단두매 매치'였던 LPL(중국) IG와의 플레이인까지 거치며 겨우 16강전에 나설 정도의 쉽지 않은 행보였다.
이어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CFO와 젠지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지만 100씨브즈와 모비스타 코이를 연달아 잡아내고 힙겹게 8강에 오른 T1은 홈팀이라 할 수 있는 LPL의 AL(애니언즈 레전드)과의 대접전 끝에 3대2로 승리한 후 4강에선 TES마저 3대0으로 셧아웃 시키며 기어이 결승까지 오르는 위대한 여정을 완성시켰고, 세계 최고의 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KT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역시 이번 대회를 빛낸 주인공이 됐다. LCK 3번 시드로 롤드컵에 나선 KT는 스위스 스테이지(16강전)부터 3전 전승을 거두고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모두의 예상을 깼다. 8강에서 CFO에 3대0의 완승을 거두며, 역대 처음으로 4강에 오른데 이어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젠지마저 3대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내친 김에 결승 무대까지 올랐다. 이 기세를 이어 T1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세우는 엄청난 경기력으로 역대 최고의 롤드컵 결승전을 만들었다.
T1은 한타 집중력을 앞세워 1세트를 잡아냈지만, 2세트에 이어 3세트에선 KT의 베테랑인 '커즈' 문우찬의 챔피언 문도의 맹활약에 일방적으로 당하며 1-2로 밀렸다. 하지만 4세트에서 세계 최고의 미드 플레이어이자 T1의 모든 우승을 이끌었던 '페이커' 이상혁의 대활약으로 2-2까지 쫓아가며 승부를 최종 세트까지 몰고 갔고 끝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한편 두 팀이 결승에 오르면서 올해 역시 LCK가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초강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역대로 15년째를 맞는 롤드컵에서 한국팀끼리의 결승 맞대결은 5번째이며, LCK는 10번째 롤드컵 정상에 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육성 시스템과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함께 올해부터 국제대회에서도 '피어리스 드래프트'라는 밴픽 시스템을 채택, 챔피언의 활용폭과 조합 능력 여기에 전술이 다양한 팀들이 당연히 우세를 보인 것도 LCK의 독주 이유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올해 열린 첫번째 국제대회인 퍼스트 스탠드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어 두번째 국제대회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선 젠지, 그리고 최종 무대인 롤드컵에선 T1이 정상에 오르는 등 각각 우승팀이 다를 정도로 치열한 리그 내부 경쟁도 또 하나의 비결이 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