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홍명보호 캡틴 손흥민(33·LA FC)과 토트넘 후계자이자 가나 축구대표팀 에이스 모하메드 쿠두스(25·토트넘)의 재대결이 불발될 조짐이다.
아프리카 매체 '풋 아프리카' 등은 11일(한국시각) 쿠두스가 부상으로 11월 A매치 데이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경미한 부상으로 지난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 결장한 쿠두스는 결국 회복을 위해 소속팀에 남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큰 부상은 아니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은 2대2로 비긴 맨유전을 마치고 쿠두스의 부상이 심하지 않으며, 다음 리그 경기인 24일 아스널과의 북런던더비 원정경기에는 출전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휴식기에 홋스퍼 웨이에 남아 재활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나 대표팀은 14일 일본(도요타), 18일 대한민국(서울)과의 2연전을 치를 정도의 몸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나 입장에선 큰 타격이다. 쿠두스는 가나에서 '천재 미드필더' 이강인(24·파리생제르맹)과 같은 존재감을 뽐내는 에이스다. 2019년 가나 국가대표로 데뷔해 지금까지 A매치 46경기를 뛰어 13골을 넣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을 본선에 올려놨다. 특히 지난달 코모로스와의 조별리그 10차전 최종전(1대0 승)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꽂았다.
한국 국대에도 아픔을 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2대3 패배를 안겼다. 가나전 패배로 탈락 위기에 내몰린 한국은 3차전 포르투갈전 승리로 가까스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이번 가나전은 복수전의 의도도 담고 있다.
EPL 클럽 웨스트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쿠두스는 7월 웨스트햄에서 이적료 5500만파운드(약 1020억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당시 토트넘 소속이던 손흥민과 잠시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한 달 뒤 미국프로축구(MLS) LA FC로 이적하며 정든 토트넘을 떠났고, 윙어인 쿠두스가 자연스레 손흥민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왼발잡이 오른쪽 윙어란 점에서 오른발잡이 왼쪽 윙어인 손흥민의 직접적인 대체자는 아니지만, 빠른 돌파와 높은 수준의 결정력으로 공격진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측면에선 손흥민의 후계자로 분류된다.
물론,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9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손흥민과 비교할 땐 공격 생산성 측면에선 아직 한참 모자르다. 쿠두스는 올 시즌 EPL 10경기 포함 총 15경기에 출전해 1골(4도움)에 그치고 있다. 아쉽게도 기대를 모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와 뉴 에이스의 상암 맞대결은 불발됐다.
가나는 쿠두스 외에도 핵심 자원이 대거 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32·비야레알), 공격수 조던 아예우(34·레스터 시티), 센터백 알렉산더 지쿠(31·스트라스부르)를 비롯해 윙어 압둘 파타우(레스터 시티), 조셉 페인트실(27·LA 갤럭시) 등도 부상 등의 이유로 소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예우는 스완지시티에서 기성용(36·포항),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이청용(37·울산)과 한솥밥을 먹은 선수로 잘 알려졌다. 2024년부터 레스터로 이적했다. 주장으로 A매치 117경기에서 33골을 넣으며 가나에선 손흥민급 존재감을 과시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홍명보호 1기와의 친선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아사모아 기안(39·은퇴) 이후 팀 공격을 이끈다. 가나 국대 최다출전(120경기) 기록을 보유한 조던의 형 안드레 아예우(36·무적)는 대표팀에서 잠정 은퇴한 상태다.
파티, 아예우는 쿠두스와 함께 지난 월드컵 한국전에 선발 출전했고, 지쿠는 후반 교체로 뛰어 한국 선수들에게 낯설지 않다. 가나는 특히 윙어 포지션에 대거 결장자가 발생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가나는 이번 2연전에서 측면 공격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이고, 한국은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시티) 이동경(울산)의 줄부상과 맞물려 새 미드필더 조합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선수가 빠졌지만 경계해야 할 선수는 있다. 앙투안 세메뇨(25·본머스)는 EPL에서 떠오르는 '요주의 인물'이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가나 국대 최다출전(120경기) 기록을 보유한 형 안드레 아예우(36·무적)는 대표팀에서 잠정 은퇴한 상태다.
가나축구협회는 어찌된 영문인지 일본전을 나흘 앞둔 11일 현재까지 명단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