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금은 코가 석자다." 남자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 감독과 조상현 창원 LG 사령탑이 '극한의 11월'을 보내고 있다. SK와 LG는 2024~2025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팀은 올 시즌 'LG전자 프로농구' 리그와 EASL을 병행하고 있다. SK는 11월에 리그 7경기, EASL 1경기 등 총 8경기를 소화한다. LG는 리그 7경기와 EASL 2경기를 묶어 9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LG는 지난 5일 몽골 원정을 다녀왔고, 19일에는 대만으로 또 한 번 원정 경기에 나선다. 두 사령탑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들의 11월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둘은 11월 A매치 기간 대한민국 농구 A대표팀에 합류해 선수단을 이끈다. 한국은 중국과 28일(원정·베이징)-12월 1일(홈·원주) 2027년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 B조 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전희철 조상현 두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최근 남자농구 대표팀 지도자 공개 모집을 진행했다. 하지만 적합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농구협회는 '복수의 외국인 지도자와 면접을 진행 중이며, 국내 지도자 재공모 일정을 추후 안내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 결과 당장 치러야 하는 11월 A매치는 전희철 감독 대행-조상현 코치 대행 체제로 치르게 됐다.
어려운 자리다. 전 감독은 선임 직후 "나 스스로 역량이 모자란다고 생각해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았다. 아무리 국가대표를 오래 했고, 지금 프로농구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다 잘 안다고 해도 (나는) 아직 감독을 한 지 5년차일 뿐이다.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대회까지 나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승률이 높지 않다.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우선을 두겠다. 부담스럽지만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시즌 중 소속 팀을 이끌면서 A매치를 준비하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대표팀의 정식 사령탑을 지낸 바 있는 조 감독은 "대표팀 관련해서는 전 감독님과 큰 틀을 공유하고 있다. 일단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면서 소집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2연패를 포함해 역대전적에서 15승36패로 열세다. 가장 최근 대결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5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71대70로 졌다.
이런 상황에서 변수도 발생했다. 유기상(LG)이 빡빡한 일정 속 허벅지를 다쳐 복귀까지 약 3∼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 구단은 농구협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선수 교체 및 전술 재구성이 불가피하다. 농구협회 규정상 대체 발탁은 24인 예비 명단에서 선발한다. 두 감독의 머리가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소집, 훈련하고 26일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