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오영수가 2017년 여성 연습단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곽형섭 김은정 강희경 부장판사)는 11일 오영수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 강제추행이 발생한 지 약 6새월이 지나 성폭력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친한 동료 몇 명에게 사실을 알렸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메시지에 피고인이 이에 사과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처럼 강제추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은 든다"면서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피해자의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했다는 것인지 의심이 들 땐 피고인 이익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한 과정을 보면 당시 출연한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상황에서 피해자가 보낸 메시지를 따지기에 앞서 사과한 행동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성범죄 행위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작품이 받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사과 메시지를 보내는 게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며 "동료로서 포옹인 줄 알았으나 평소보다 더 힘을 줘 껴안았다는 피해자 주장은 예의상 포옹한 강도와 얼마나 다른지 명확하게 비춰지지 않아 포옹의 강도만으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피해자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을 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선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을 입증할 만한 수사가 이뤄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오영수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하며 감사드린다"고 했고, 피해자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법부가 내린 개탄스러운 판결은 성폭력 발생 구조와 위계 구조를 굳건히 하는 데 일조하는 부끄러운 선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죄 판결이 결코 진실을 무력화하거나 제가 겪은 고통을 지워버릴 수 없다. 사법부는 이번 판결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대해 책임감 있게 성찰해달라"고 밝혔다.
오영수는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머물던 때 산책로에서 연극단원 A씨를 껴안고, A씨의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을 하는 등 두 차례의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을 이어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