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박지성은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했다.
박지성은 11일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QPR, 국가대표팀 은퇴 그리고 PSV 에인트호번에서의 커리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팬들이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 박지성은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꺼냈다. 먼저 박지성은 맨유를 떠나게 된 이유를 고백했다. 그는 "내가 맨유에 입단하고서 부상이 없는데 3경기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2경기 쉬고 다음 경기를 뛰거나 빅경기를 뛰는 스타일로 계속 했으니까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 마지막 시즌에 부상이 없었는데 3경기 이상 안 뛴 적이 한 번 있었다. 시간이 여기서는 끝났다는 느낌을 받았어서 경기를 좀 뛸 수 있는 팀으로 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며했다.
박지성이 맨유를 떠난다는 건 한국 축구계를 넘어서 아시아 축구계에 엄청난 소식이었다. 박지성이 향한 팀은 다른 빅클럽도 아닌 QPR이었다. 박지성은 출전 시간 확보를 원했기 때문에 QPR로 이적했고, 이적하자마자 주장을 달면서 핵심으로 떠올랐다.
박지성은 "'내가 준비가 됐는가'라는 느낌이 제일 먼저 들었다. 왜냐면 이적하자마자였기 때문이다. 이걸 하는 게 맞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뭔가 아시아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주장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 전까지도 결정이 되지 않다가 개막전인가에 결정이 났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박지성 주장 체제에서 QPR은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박지성을 비롯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를 많이 영입했지만 조직력을 가다듬지 못했다. 마크 휴즈 감독은 QPR을 살려내지 못했고, 결국 12경기 만에 경질됐다. 박지성도 "의미적으로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한 건 아니니까 팀이 강등이 됐고, 주장직도 교체가 됐다"고 돌아봤다.이후 이야기가 충격적이었다. 박지성은 "주장직이 교체가 되는 것도 이상하게 교체가 됐다"고 말하며 "그때 이제 감독이 바뀌었잖아. 감독이 바뀌고 왔을 때 내가 부상 중이었다. 부상 중이었는데 나한테 (주장직 교체를) 말을 해주지 않았다. 그냥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휴즈 감독을 대신해 QPR의 지휘봉을 잡은 해리 레드냅 감독은 주장인 박지성을 패싱하고 새로운 주장을 임명해버린 것이다. 박지성이 주장으로서 좋은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상도덕에 어긋나는 절차였다. 박지성의 이야기를 들은 박주호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지성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는 정식 주장이었고, 맨유에서도 짧았지만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뛴 적도 있는 베테랑인데 어처구니없는 처사였다.
박주호도 "그거 어느 정도 말은 기본적으로 말을 해주잖아요"라고 거들었지만 박지성은 "안하더라고, 그냥 넘어가더라고. 그래서 그냥 넘어가라..."라고 말을 줄였다. 심지어 레드냅 감독은 박지성이 맨유에 있을 때 토트넘을 이끌면서 박지성을 영입하려고 했던 인물이다. 그런 감독이 박지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일을 진행해버린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결국 레드냅 감독은 QPR을 살리지 못했고, 강등됐다. 박지성은 이후에 QPR을 떠나 친정 에인트호번으로 이적해 무릎 문제로 은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