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수리남이 월드컵에 진출한다면 홍명보호에는 호재가 될 것이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12일(한국시각)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할 것 같은 수리남의 스토리를 조명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수리남의 월드컵 진출 가능성을 조명하며 '수리남이 월드컵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주 엘살바도르를 꺾는다면, 이들은 FIFA가 세계 랭킹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순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팀이 될 수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북한의 랭킹은 105위였다. 현재 수리남은 126위이지만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인구는 약 60만 명 남짓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 중에서는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인구가 적다. 그만큼 이번 도전은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수리남의 성공 스토리를 언급했다.수리남은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나라지만 월드컵 예선에서는 북중미카리브 축구연맹(CONCACAF) 소속 국가다. 그동안 CONCACAF에서는 월드컵에 진출하는 나라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멕시코와 미국이 북중미에서는 강호였기에 다른 소규모 국가들이 월드컵을 꿈꾸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고, CONCACAF 소속에서 강호인 멕시코, 미국 그리고 캐나다까지 개최국이 되면서 다른 나라들이 월드컵 꿈을 키울 수가 있었다. 그 기회를 제대로 잡은 나라가 바로 수리남이다.CONCACAF는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최종예선에서 총 3개국에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지며 각 조2위 중 최하위를 제외하고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현재 수리남은 A조 1위를 달리면서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1월 A매치에서 엘살바도르, 과테말라를 만나서 조 1위를 유지하면 수리남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FIFA 랭킹이 낮은 참가국이 될 수 있다.
엄청난 이변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조에 멕시코, 미국, 캐나다 다음으로 강력한 FIFA 랭킹 31위 파나마가 있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도 각각 FIFA 랭킹 94, 95위로 126위인 수리남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이 강하다.
수리남이 월드컵 예선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 스카이 스포츠는 '핵심은 FIFA의 국적 규정 변경이다. 피파는 최근 '스포츠 여권' 제도를 통해 수리남 혈통의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뛸 수 있도록 허용했다.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수리남은 오랫동안 축구 인재의 보고였다. 루드 굴리트, 클라렌스 세도로프, 에드가 다비즈, 그리고 현 네덜란드 주장 버질 판 다이크(어머니가 수리남 출신) 모두 수리남 혈통'이라고 설명했다.
수리남 대표팀 단장 브라이언 테브레덴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정말 동화 같아요. 어디를 가든 모두 이 이야기를 하고 있죠. 흥분, 압박감, 긴장이 느껴집니다. 엘살바도르전 티켓은 30분 만에 매진됐다. 만약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한다면? 나라 전체가 한 달 동안 멈출 겁니다. 지금은 정말 설레는 시기"라며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만약 수리남이 월드컵에 진출한다면 이미 참가를 확정한 나라들에게는 당연히 호재다. 수리남이 이중국적 선수들로 인해서 전력이 강해졌다고 해도, 랭킹 31위로 복병이 될 수 있는 파나마만큼 경계할 만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별 리그에서 같은 조로 만나면 승점 3점을 쉽게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8강 진출 이상을 바라보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수리남과 같은 나라가 나오면 하나도 나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