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에서 틱톡 라이브 방송을 하며 운전하던 틱톡커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정신적 휴가'를 이유로 후원을 요청해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 'WGN-TV', '뉴욕 포스트'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타이 네샤(Ty Nesha·온라인 활동 이름 Tea Tyme)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온 시에서 운전 중 틱톡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충돌 사고를 냈다.
방송에는 운전 중이던 타이 네샤가 갑작스러운 '쿵' 하는 소리에 놀라 욕설을 내뱉으며 "방금 사람을 쳤다"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동승한 아이로 보이는 인물이 "무슨 소리야?"라고 묻는 음성도 뒤이어 들렸다.
사고는 이날 오후 5시 46분, 시온시 셰리던 로드와 33번가 인근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타이 네샤는 2015년식 포드 SUV 차량을 몰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런 루카스(59)를 들이받았다. 대런 루카스는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사고 현장 맞은편 잡화점에서 근무하던 직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타이 네샤가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스스로 911에 신고해 조사에 협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약물·음주 운전 정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검찰에 의해 승인된 혐의는 없는 상태다. 경찰은 사고 당시 라이브 방송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자 이를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사흘 뒤, 타이 네샤는 틱톡에 다시 등장해 "현재 정신적 휴가(mental leave) 중"이라며 후원을 요청하는 영상을 올려 새로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부탁하고 싶진 않지만, 도움을 주고 싶다면 후원 계정이 여기 있다"며 "나는 괜찮고 하루하루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글을 쓰고 있다며 "새 앨범 시리즈가 곧 나온다"고 홍보까지 덧붙였다.
이 영상이 널리 퍼지자 온라인에서는 비난이 폭주했다. 누리꾼들은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하고도 후원받을 생각을 하다니",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다", "누군가의 가족을 잃게 해놓고 자기 홍보를 하고 있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틱톡은 운전 중 라이브 방송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앱의 특정 기능을 이용해 이 규정을 우회할 수 있으며, 타이 네샤는 사고 당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