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의 손흥민 후계자 찾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일본 공격수다.
16일(한국시각)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이 구보 다케후사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구보가 잉글랜드 클럽들과 연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버턴이 원했고, 리버풀도 모하메드 살라의 대체자로 구보를 주시했다. 이제 토트넘이 구보를 영입리스트에 올렸다'고 단독 보도했다.
토트넘의 올 여름 최우선 과제는 손흥민 공백 메우기 였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없는 토트넘의 레전드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토트넘 역사상 6번째로 많은 454경기에 출전해, 5번째로 많은 173골을 넣었다. 어시스트(도움)는 1위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했던 무관의 한을 끊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맨유를 제압하고 유로파리그 정상에 섰다. 손흥민은 '캡틴'으로 토트넘에 17년 만의 우승, 41년 만의 유럽 무대 우승을 안겼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루카 모드리치(AC밀란)도, 가레스 베일(은퇴)도 못한 업적이었다. 손흥민은 올 여름 10년간의 여정을 뒤로하고 토트넘과 작별했다. 손흥민은 사우디, 튀르키예 등의 러브콜 속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장 먼저 지난 시즌 임대로 데려온 마티스 텔을 완전 이적시켰다. 손흥민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모하메드 쿠두스와 사비 시몬스를 영입했다. 시몬스는 손흥민의 7번을 배정 받았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쿠두스 정도가 자기 몫을 하고 있을 뿐, 텔과 시몬스는 최악이다. 특히 시몬스의 경우, 무려 6000만유로나 투자했지만, 아직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 후계자를 찾지 못한 토트넘은 올 시즌 공격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결국 토트넘은 또 다른 선수 영입을 준비 중이다. 구보가 물망에 올랐다. 2001년생 구보는 일본이 자랑하는 에이스 중 하나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구보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유스를 모두 거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FC도쿄와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거쳐 2019년 레알 마드리드로 전격 이적하며, 다시 스페인 무대를 밟았다. 비야레알, 헤타페, 마요르카 임대를 통해 잠재을 뽐냈다. 마요르카에서는 이강인과 '단짝'으로 유명했다.
2022~2023시즌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며 기량이 만개했다. 9골-7도움을 기록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상급 윙어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베스트11'에도 들었다. 2023~2024시즌에도 7골-5도움을 기록한 구보는 지난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하며 7골-4도움을 기록했다.
구보는 이같은 활약을 앞세워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리버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팀에 잔류했고, 올 시즌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구보의 매력은 충분하다. 기량도 좋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일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토트넘은 '캡틴' 손흥민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개척했고,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케인이 떠난 후 손흥민은 팀의 심장이었다. 경기가 열리는 날 보통 손흥민의 유니폼이 700장 팔리곤 했는데, 케인이 떠난 이후에는 1000장에 가깝게 팔린다'고 했다. 매경기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은 한국인으로 가득했고, 토트넘은 한국 스폰서 등을 앞세워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손흥민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자 상황이 바뀌었다. 일본의 사커다이제스트웹은 손흥민이 떠난 후 토트넘 공식 스토어의 상황에 대해 조명하며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티켓 가격까지 내렸다. 빈좌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반면 손흥민을 영입한 LA FC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로 돈을 쓸어담고 있다.
당초 토트넘은 아이반 토니, 앙투안 세메뇨, 호드리구 등과 연결됐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구보는 손흥민에 이어 아시아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상이다. 구보의 바이에웃은 5200만파운드(약 1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풋볼인사이더는 '구보의 계약에 바이아웃 조항이 삽입되어 있다. 토트넘이 겨울이적시장 때 그를 영입하고 싶어한다면 비교적 손쉽게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다카이 고타를 영입한 토트넘은 구보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영국 팀토크에 따르면, 구보 역시 잉글랜드 이적이 자신의 커리어에서 이상적인 다음 스텝으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