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트로이 패럿은 토트넘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아일랜드는 17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패럿의 기적적인 극장골로 승리를 거둔 아일랜드는 유럽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컵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아일랜드는 전반 4분 만에 실점하면서 끌려갔지만 전반 15분 페널티킥에서 패럿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전만 해도 승리의 여신이 아일랜드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전반 37분 헝가리가 다시 달아나며 아일랜드의 월드컵 희망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아일랜드를 구한 영웅은 패럿이었다. 패럿은 후반 35분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아일랜드의 희망을 되살렸다. 반드시 이겨야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아일랜드는 어떻게든 역전골이 필요했다. 경기 종료 직전 패럿이 집념의 극장골을 터트리면서 아일랜드가 뒤집어졌다. 아일랜드를 구해낸 영웅 패럿은 1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젯밤 축하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내 커리어는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위험을 감수해왔다. 실패했고 다시 일어섰다. 또 실패했고 다시 일어섰다. 앞으로 내가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벅찬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고백했다.
패럿은 원래 토트넘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였다. 제2의 해리 케인으로 평가를 받았고, 토트넘 1군에서 자주 활용될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다. 토트넘에는 정말 케인과 손흥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1~2022시즌 MK돈스(당시 3부리그)로 임대를 떠나면서 점점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지만 토트넘에서의 자리는 없었다.패럿은 2023~2024시즌 엑셀시오르(네덜란드)로 임대됐을 때 처음으로 리그 10골 고지를 넘기면서 주목받았지만 패럿은 토트넘에 남는 게 아니라 떠나기로 결정했다. 여전히 토트넘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패럿은 AZ 알크마르로 떠난 후에 네덜란드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이번 시즌에도 14경기 13골 2도움을 터트리면서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패럿은 토트넘을 떠나서 네덜란드로 이적하는 게 정말로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는 "내가 지나온 험난한 길이 분명 어젯밤의 순간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로 건너오면서 나는 '원하는 선수'라는 기분을 얻었고, 존중받는다고 느꼈다. 때로는 선수에게 그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고 고백하며 토트넘에서는 제대로 대우를 못 받았다는 뉘앙스의 말을 꺼냈다. 또 그는 "잉글랜드에서 뛰던 시절은 잘 풀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고, 그 당시 나는 스스로를 정말 많이 자책했다. 그래서 해외로 떠나는 것을 고민했을 때 '최악의 경우가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정말 마음에 든다"며 토트넘을 잘 떠났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