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롤렉스 시계를 받고 한달도 안돼 팀을 옮길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냉정할 수밖에 없나보다.
얼마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고 기쁨의 포옹을 나눴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유산으로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고 1억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까지 선물했는데 FA 시장에서 데려가려는 팀이 많아 이별할 가능성이 생겼다.
김현수는 2021시즌이 끝난 뒤 LG와 4+2년에 총 115억원의 장기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올 때 LG와 4년 115억원의 계약을 한 뒤 두번째 계약에서 사실상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도 있는 계약을 한 것.
그런데 2025년 그의 인생에 돌풍이 불었다. 플러스 2년에 25억원의 옵션이 있는데 그 옵션을 채우지 못해 시즌 뒤 FA로 풀리게 된 것.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면 FA를 신청하지 않고 LG에 남거나 FA 신청 후 예전의 계약보다는 적은 액수로 LG에 남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성적이 좋으면 더 좋은 계약으로 LG에 남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할 수 있게 됐다.
김현수에겐 다시 한번 더 도전하는 시즌이 됐고 그야말로 대박의 시즌이 됐다.
김현수는 정규리그에서 타율 2할9푼8리, 144안타 12홈런 90타점을 기록하며 최근의 부진을 씻어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선 5경기서 타율이 무려 5할2푼9리(17타수 9안타)에 1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심지어 그 홈런이 KBO리그 최고의 투수 코디 폰세에게서 때려낸 것.
특히 4차전에선 9회초 2사 2,3루서 역전타를 때려내며 LG 우승에 큰 역할을 했고, 시리즈 내내 맹활약을 펼친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MVP에 뽑혔다. 그리고 지난 6일 우승 기념 행사에서 구광모 구단주로부터 롤렉스 시계를 선물 받아 2년전 오지환에 이어 '2대 롤렉스맨'이 됐다.
당연히 FA 신청을 해 FA 시장에 뛰어든 김현수에게 구애를 하는 팀들이 있었다. 1988년 1월생으로 내년이면 38세가 되지만 여전히 잘치는데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는 리더십까지 가진 그를 영입하고픈 팀들이 LG와 경쟁을 하게 된 것.
이미 샐러리캡에 여유가 별로 없는데다 또다른 FA 박해민까지 있고, 내년 시즌이 끝나면 박동원과 홍창기가 FA로 풀리고, 미국에 있는 고우석이 언제 돌아올지 몰라 돈을 계속 써야만 하는 상황인 LG에겐 아무리 김현수를 잡고 싶어도 돈을 무작정 쓸 수는 없다. 다른 팀이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눈뜨고 뺏길 수밖에 없다.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와 전력 보강에 나선 KT 위즈가 김현수에게 오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는 결국 돈으로 말하는 게 생리이고 법칙이지만 '2대 롤렉스맨'이 받자마자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또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롤렉스 시계를 줬다고 해도 이후 성적이 안좋으면 팀을 떠나게 되는 것 역시 프로의 법칙. 그래도 받자 마자 떠나는 걸 볼 수도 있는 LG는 마음이 아플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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