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이 역풍을 받고 있다.
투헬 감독은 최근 벨링엄 다루기를 공개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투헬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벨링엄의 태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많다. 지난 6월 잉글랜드와 세네갈의 경기에서 1대3으로 패배한 날, 투헬 감독은 벨링엄이 경기 내내 짜증을 낸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가끔 벨링엄 안에 있는 분노, 갈망, 열정이 튀어나오는데, 그런 모습이 TV 앞에 앉아 있는 내 어머니에게는 다소 불쾌하게 보일 수도 있다"며 벨링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근에도 투헬 감독은 또 공개적으로 벨링엄을 나무랐다. 사건이 벌어진 날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이었다. 잉글랜드와 알바니아와의 경기에서 투헬 감독은 후반 39분 벨링엄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벨링엄은 자신을 교체하는 투헬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곧바로 벨링엄을 지적했다. 그는 "벨링엄이 기분 나빠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도 이런 상황을 좋아하진 않는다. 있는 그대로다. 모건 로저스도 벤치에 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이미 내려진 결정이었다. 벨링엄이 경고를 받은 상태였고, 우리는 두 번째 골이 들어가기 전에 이미 결정을 내렸으며 그 결정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비판했다.
이어 투헬 감독은 팀은 하나의 정신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강조하면서 "우리 팀은 모든 선수가 헌신하고 있고, 경기 전이나 경기 중 어떤 어려운 결정도 받아들인다"며 벨링엄의 태도를 또 나무랐다. 잉글랜드가 최근 투헬 감독 체제에서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라 투헬 감독과 벨링엄의 줄다리기 싸움을 두고 잉글랜드에서도 여론이 크게 갈리는 중이다.그러자 잉글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인 리오 퍼디난드가 벨링엄을 지지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나섰다. 그는 "벨링엄이 지난번 경기에 교체되는 걸 보고 화가 난 모습을 보였을 때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차분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그 기분을 안다. 그걸 해내는 건 정말 어렵다. 하지만 이걸 큰 문제로 생각하지는 말아라"라며 투헬 감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예전에도 웨인 루니가 교체될 때 그런 경우를 봤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마찬가지였어. 하지만 이런 큰 선수들은 경기를 뛰고 싶어하고, 골을 넣고 싶어한다"며 벨링엄의 손을 들어줬다.
퍼디난드의 발언에서 중요한 부분은 굳이 감독이 선수를 공개적으로 나무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내가 감독이라도)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라커룸에 들어가면 벨링엄을 지적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모든 선수들이 뛰고 싶어하고, 경기에 뛰고 싶어하는 마음을 원한다. 이런 마음이 서로를 밀어주기도 한다. 지금은 감독이 언론을 다루는 순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투헬 감독의 이런 성향은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맹(PSG) 등 여러 구단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선수단 장악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 아니다. 국내 팬들에게는 김민재 문제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바이에른 시절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패배한 후 김민재를 향해 "김민재는 수비할 때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공을 따낼 수 있을 땐 괜찮지만, 아니라면 그래선 안 된다. 너무 탐욕스러운 수비였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김민재의 플레이에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공개적으로 이를 언급해서 선수에게 망신을 줄 필요는 없었다. 퍼디난드도 이런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