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가 차기 시즌 개막전부터 최고의 흥행 카드를 꺼내들었다.
MLS 사무국은 21일(한국시각) 2026시즌 정규리그 스케줄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나 개막전, 손흥민의 소속팀 LA FC의 상대는 'GOAT' 리오넬 메시의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다. 2026년 2월 22일 오전 11시30분 마이애미전을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한다.
놀라운 것은 장소다. LA FC의 홈 경기지만, 홈구장인 BMO스타디움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장소는 LA 메모리얼 콜리세움, 1932년, 1984년 하계 올림픽 당시 메인 스타디움으로 사용된 곳이며, 다가오는 2028년 LA올림픽에서도 메인 스타디움으로 쓰일 상징적인 장소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은 'LA FC는 콜리세움에서 사상 최초로 MLS 경기를 치른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만 LA 갤럭시와 두 차례 경기를 치른다'고 했다.
흥행을 감안한 선택이다. LA FC의 홈구장인 BMO스타디움은 2018년 개장한 비교적 신식 구장이지만, 좋은 시설과 달리 관중 좌석수는 2만2000석에 불과하다. 손흥민과 메시의 맞대결, 리그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동, 서부의 슈퍼스타가 출전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들 팬들의 수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MLS 사무국은 무려 7만7500석 규모의 관중석을 자랑하며, 1923년 개장 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손흥민의 인기로 인한 관중 동원 기록은 여러 차례 보여진 바 있다. 손흥민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상대팀의 사례는 바로 새너제이 어스퀘이크다. 새너제이는 원래 1만 8천명을 수용하는 페이팔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온다는 말을 듣고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경기장을 바꿔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무려 경기장을 대여해 손흥민을 맞이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효과는 대단했다. 6만 8천여명을 수용하는 이 구장에 손흥민을 보기 위해 무려 5만 978명이 입장했다. 새너제이의 기존 홈구장인 페이팔 스타디움 전체 수용 관중에 3배 이상의 규모였다. 손흥민의 티켓 파워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메시까지 더해진다면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7만석 이상의 좌석도 가득 채워질 것이 유력하다. 올 시즌 MLS컵에서 진행될 예정인 LA FC와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경기가 예고편이다. 23일 열릴 예정인 해당 경기는 밴쿠버 홈 구장인 BC 플레이스 입장권 5만 4000장이 모두 매진됐다. 밴쿠버 홈구장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이 유력하다.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두 선수의 맞대결이다. 손흥민은 LA FC 이적 후 단숨에 MLS 아이콘 중 하나로 떠올랐다. 경기장에서의 활약도 대단하다. 공식전 12경기 10골3도움으로 경기당 1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LA FC 구단 수뇌부가 직접 "손흥민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거의 성공이다. 그는 처음 몇 달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시는 단연 압도적이다. 2023년 메시가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으며, 미국에도 본격적인 '사커붐'이 시작됐다. 메시의 경기마다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이어졌다. 2024년 MLS MVP를 수상했고, 올 시즌은 MLS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 석권했다. 세계적인 클래스의 기량을 여전히 미국 무대에서 과시하고 있다.
한편 두 선수의 맞대결은 내년 2월보다 먼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두 팀은 올 시즌 MLS컵 정상을 향해 도전 중이다. LA FC가 서부 콘퍼런스 4강에서 밴쿠버와 컨퍼런스 결승행을 다툴 예정이며, 마이애미는 신시내티와 동부 콘퍼런스 4강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두 팀은 결승에 오른다면 맞대결을 벌일 수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