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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고 가슴아파" 김호철 감독 자진사퇴 → 애제자에게 남긴 '진심'어린 한마디 [대전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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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스승님인데…"

안타까운 한숨이 인터뷰실을 가득 채웠다. 스승의 자진 사퇴 이야기를 접한 제자의 진한 속내였다.

2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만난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마무리를 잘하시길 기원했는데, 이제 겨우 시즌 초반인데 그만두시는 상황이 되니 안타깝다"며 속상해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전날 열린 현대건설전 직후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이래 아직 봄배구 진출이 없는데다, 올해는 FA 이소영의 부상 이탈과 이주아의 부진 등이 겹치며 2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벌써 팀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 팀을 가다듬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남은 시즌 기업은행은 여오현 감독대행이 지휘한다.

"어제 바로 전화를 드렸다. 고생하셨다 했더니, '시즌 잘 치러서 감독 오래 해라' 말씀하시더라. 뭉클하고 가슴이 아팠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 더 코트에서 뵙고 싶다. 좋은 마무리를 하고 떠나실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1라운드에서 2승4패에 그쳤던 한국전력은 최근 우리카드-현대캐피탈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권영민 감독은 "1라운드는 호흡 맞추는 것에 중점을 뒀고, 1라운드 삼성화재전(3대1승)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올라왔다. (오늘 경기는)우리가 할일을 잘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시즌 경기당 평균 24.1득점을 기록중인 주포 베논의 활약이 눈부시다. 항상 긍정적이고 프로다운 모습에 사령탑은 높은 점수를 줬다.

"작년엔 외국인 선수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아마 나보다 더 선수들이 힘들었을 거다. 올해는 잘 뽑았다고 자신한다. 하승우와의 호흡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하승우가 살아나니 김정호나 미들도 살아난다. 이제 어느 팀과 붙어도 자신있다."

권영민 감독은 "베논 뿐만 아니라 우리팀 전력은 이제 70~80%까진 올라왔다고 본다. 나머지는 당일 컨디션으로 채워야하는 부분"이라며 "우리팀이 공격 뿐 아니라 블로킹도 괜찮다. 기회는 언제든 온다는 마음으로 끈질기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다른 팀들처럼 기존 선수가 버텨주고 젊은 선수가 커야하는데, 우린 젊은 선수들이 곧바로 실전을 뛰어야하는 상황"이라며 짙은 한숨을 쉬었다.

삼성화재는 2000년생 김우진을 필두로 이우진 김준우 양수현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선발로 기용되고 있는 상황.

김상우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만큼 우리에게도 분명히 좋은 날은 올거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한경기 한경기가 기량향상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아히는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큰 선수다. 책임감을 가져주는 건 고마운데, 지금은 어깨가 너무 무겁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만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