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김재원 KBS 전 아나운서가 퇴사 후 근황을 전했다.
24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 식탁'에서는 김재원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아나운서 경력 31년 차인 김재원은 지난 7월, 정년을 1년 남기고 명예퇴직을 결정하며 KBS와 이별했다. 그는 "'아침마당' 12년, '여섯시 내고향' 8년, '세상은 넓다' 5년 등 KBS 교양 프로그램만 30년을 진행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한낱 월급쟁이가 직장을 그만둔 것뿐인데, 퇴사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시청자분들이 아쉬워해주셨다. 정말 감사했고, 서운함도 결국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 다닐 때는 길에서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만두고 나니 '왜 그만뒀냐', '보고 싶다', '요즘 아침마당 안 본다'며 너도나도 말을 걸어주신다"며 "평소에는 지켜만 봐주시다가, 이제는 섭섭한 마음에 표현해주시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퇴사 후 심경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재원은 "퇴사한 날 바로 여행을 떠났다. 헛헛할까 봐 그곳에서 모든 걸 털어놓고 돌아오면 괜찮을 줄 알았다"며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 '내일부터 나갈 데가 없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음 한켠에 찬바람이 쌩 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감정을 의도적으로 고체처럼 분리해 밀어냈다. 감정 분리 훈련을 하며 '그 감정 나가!' 하고 내보냈다"며 긍정적인 태도로 당시를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퇴사 결심에 대해서는 "저는 뭔가를 갖춰두고 나가는 스타일이다. 목표 지향적이라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이번엔 회사를 스스로 뛰쳐나온 만큼 어떤 일도 불사하고 해보려 한다"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김학래가 "몸 담았던 방송사는 2년 동안 못 나가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재원은 "3년 동안 못 나간다. 채널A와 승부를 봐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광기는 "형님이 퇴사한다고 했을 때 정말 일을 많이 하실 줄 알았는데 정작 연락이 없다더라"고 말했고, 김재원은 "연락이 없다. 방송 제안 많이 부탁드린다"며 씁쓸한 속내를 보였다.
출연료 협상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쉽지 않더라. 소속사가 없다 보니 제 입으로 제 가치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재원은 "저는 자족감이 더 중요하다. 자신감은 내 능력을 믿는 점수고, 자존감은 나를 존중하는 점수"라며 "지금 내 상황에 만족하는 점수를 높게 주고 싶다. 이 정도면 행복하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김학래가 "마음은 편해도 밖은 춥지 않냐"고 묻자, 김재원은 "사실 그렇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또한 그는 "깜짝 놀랐다. 퇴사 다음 날 통장이 마이너스가 됐다. '이게 뭐야?' 싶었는데, 들어오던 월급이 끊기니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며 "퇴직금은 바로 퇴직연금으로 들어가 제 손에 쥘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