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법정에서 눈물을 쏟으며 하이브와의 갈등과 해임 과정에서 겪은 심적 고통을 토로했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민희진과 하이브 간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및 민희진이 제기한 풋옵션 대금 청구 소송의 세 번째 변론기일을 열고, 지난 9월에 이어 민 전 대표에 대한 추가 당사자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한 민 전 대표는 증언 도중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이며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저한테 돈 얘기를 하는 게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뉴진스를 세계적인 팀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가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뉴진스 멤버 하니의 국정감사 참석이 자신의 지시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민 전 대표는 "뉴진스 아이들은 굉장히 똑똑하다. 누가 시켜서 움직이는 애들이 아니다. 너무 모멸적"이라며 "종용한 적 없고, 혼자 나간 하니가 안쓰러워서 같이 가고 싶었던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템퍼링 의혹과 관련해서는 "하이브와 유착된 매체들의 기사에 제가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대응을 안 했다고 해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에 대해선 "뉴진스 부모님들이 먼저 항의하며 '왜 우리 아이는 없냐'고 연락을 줬다"며 "같은 회사에서 카피를 하는 건 멸시라 느꼈다. 방시혁 의장에게도 '나를 데려온 이유가 베끼기 위한 것이었나'라고 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 전 대표는 이날 방시혁 의장의 영입 과정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민 전대표는 "2018년 12월 31일 SM을 퇴사하자마자 이틀 뒤인 2019년 1월 2일 방 의장이 직접 연락해왔다"며 "SM 내부 정보원을 통해 제 퇴사를 들었다고 했다. 걸그룹을 다시 제대로 만들고 싶다며 집요하게 구애했다"고 말했다.
또한 방 의장이 자신의 부모에게 직접 통화를 요청하며 "따님이 잘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꼭 우리 회사로 오셨으면 좋겠다"고 어필했다고 밝히며, 하이브 전신인 당시의 빅히트행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하이브가 자신을 어도어 대표 자리에서 해임한 과정도 문제 삼았다. "투명하게 경영했을 뿐인데 왜 해임되는지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 해임될 이유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참는 데 한계가 있었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고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가 행사한 풋옵션의 규모는 약 260억원. 민희진 측은 "하이브의 계약 해지 통보는 무효이며, 그 전제에서 행사한 풋옵션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이브는 "주주간계약은 이미 7월에 해지됐고, 풋옵션은 효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뉴진스 전속계약 소송 1심에서 일부 카카오톡 자료의 증거능력이 인정된 만큼, 이 판단이 풋옵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8일 마지막 변론을 진행하고, 내년 초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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