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사령탑' 전희철 서울 SK 감독과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불과 11일만에 중국 '만리장성'을 넘었다. 전희철 감독이 임시로 팀을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A대표팀은 11월 28일과 1일, 중국과 연달아 치른 2027년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 B조 1~2차전을 모두 승리했다. 한국은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중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냉정하게 말해 예상을 깨트린 쾌거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열세다. 한국은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56위, 중국은 27위다. 역대전적에서도 한국이 15승36패로 밀렸다. 특히 한국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정식 사령탑도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지도자에 적합한 후보가 없다고 판단하고 전임 지도자 선임을 보류했다. 이번 시리즈는 전 감독이 사령탑 대행을 맡고, 조상현 감독이 코치 대행으로 나서 치르기로 했다. 여기에 부상 변수까지 발생했다. 유기상(LG)이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소집 당일이던 11월 21일엔 송교창 최준용(이상 부산 KCC) 부상까지 발생해 플랜을 전부 바꿔야 했다. 일각에서 '1승만 해도 성공'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KBL 우승 사령탑'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 감독과 조 코치는 짧은 시간에 최대 효율을 냈다. 공격력이 좋은 이현중(나가사키) 이정현(고양 소노) 등이 내외곽을 오가며 점수를 쌓았다. 이승현(울산 현대모비스) 하윤기(수원 KT) 이원석(서울 삼성) 등 '빅 맨 라인'은 중국의 높이에 흔들리지 않고 협력 수비로 대처했다. 전 감독이 팀 훈련 때 선수 개개인의 수비 위치를 세밀하게 잡아주며 공을 많이 들였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역량을 뽑아내는 게 중요했다. 중국이 워낙 강팀이니 서로 100% 컨디션에서 붙는다면 우리가 질 가능성이 더 컸다. 그 가능성을 낮추고자 수비를 중요시하며 준비했다. 선수들이 주문한 수비 방향성을 잘 인지해줬다. 공격에서는 각자의 장점을 살리도록 연구를 많이 했다. 선수들 능력이 좋다 보니 코트에서 잘 드러내 준 덕이다.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뽑아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의 성과를 낸 두 사람을 향해 칭찬이 쏟아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이상범 부천 하나은행 감독은 "전희철 조상현 감독, 후배들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일정상) 경기를 (라이브로)보지는 못했지만, 두 후배가 수비도 기가 막히게 했을 것 같다. (소속팀) SK나 LG 구단에서 싫어하겠지만 그들이 계속 (대표팀을) 해줬으면 좋겠다. 두 감독,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선수 시절 여자 A대표팀 에이스로 뛰었던 박정은 부산 BNK 감독도 "짧은 시간, 불안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전술 등) 잘 녹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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