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이탈리아에 세워진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동상이 겨울철 아이스링크 공사로 우스꽝스럽게 갇힌 모습이 포착됐다. 유족은 이를 두고 고인을 조롱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이탈리아 동부 페사로시는 도시 중앙 광장에 겨울철을 맞아 아이스링크를 설치했다.
이 광장에는 지난해 4월 세워진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실물 크기 기념 동상이 있는데, 아이스링크 설치로 사실상 '갇힌' 상태가 됐다. 동상의 무릎 아래는 공사 시설로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동상은 사망 전까지 이 도시에 별장을 두고 가족과 여름을 보낸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기리기 위해 제작됐다.
페사로시의 안드레아 비안카니 시장은 공사 현장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아이스링크를 찾는 시민들이 동상과 '하이 파이브'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루치아노 파바로티 동상이 하키 스틱을 들고 스케이트를 타는 합성 사진도 게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부인 니콜레타 만토바니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봤는데, 시 당국이 이런 결정을 한 건 형편없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한쪽에서는 그를 기리면서, 다른 쪽에서는 조롱하고 있다. 이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니콜레타 만토바니는 이어 "존중의 결여일 뿐 아니라 상식의 결여이기도 하다"며 "정말 그곳에 아이스링크를 만들고 싶었다면 동상을 옮기거나 다른 곳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었어야 한다. 이런 어정쩡한 절충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우스꽝스럽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페사로시의 안드레아 비안카니 시장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사과했다. 그는 "그에게 무례를 범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동상이 손상되거나 스케이트장 바닥에 묻히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이스링크 개장일이 임박한 데다 동상을 옮기는 데 큰 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대안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잘못된 장소에 떨어진 연극 속 인물처럼, 이제 스케이터들의 춤을 지휘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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