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분장을 한 노성자(61)씨가 어설프지만 또박또박한 영어 대사를 외치자 장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노씨가 바닥을 구르며 황금알을 낳자 객석은 박수치며 환호했다.
노씨의 열연이 펼쳐진 곳은 5일 오후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일성여중고 학생들의 '제22회 영어 말하기 대회' 본선. 일성여중고는 개인적인 이유로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이들을 위한 2년제 학력 인증 평생학교다.
이날 4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만학도들은 저마다 사연을 품고 무대에 올랐다. 영어 연극과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연설문, 춤 공연 등 내용도 풍성했다.
최고령 본선 출전자 채용(80)씨 등 5명은 연극 '백설공주'를 준비했다.
이들이 "미러 미러, 후 이즈 프리티(거울아 거울아, 누가 예쁘니)?" 등 능청스러운 영어 대사를 이어가자 객석에서는 박장대소가 이어졌다. 같은 반 학우들은 직접 만든 손팻말과 응원봉을 흔들며 용기 내 무대에 오른 이들을 응원했다.
무사히 무대를 마친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땡큐 소 머치(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기도 했다. 채씨는 "나이 여든에 무슨 공부를 하나 싶었지만 연극 연습하면서 정말 재밌었다"며 "많이 떨렸지만 무사히 공연을 마쳐 뿌듯하다"고 말했다.
몇 달 전 알파벳부터 처음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이 영어 대사를 외워 표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많은 학생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탓에 준비기간도 충분하지는 않았다.
백설공주 역의 이희순(67)씨는 "두 달간 매일 저녁 수업 후 학교에 남아서 집에서 싸 온 고구마를 나눠 먹으며 연습했다"며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백설공주 의상과 가발은 아들이 직접 준비해줬다고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직접 연설문을 작성해 발표에 나선 참가자도 있었다.
본인을 70대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아들까지 다 결혼시키고 난 뒤 품위 있는 노인으로 늙어가기 위해 용기를 내 공부를 시작했다"며 "영어 발음을 신경 쓰며 암기한 내용을 발표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잘 끝내 행복하다"고 말했다.
ysc@yna.co.kr
-
홍석천 딸 결혼식, 변우석·추영우 온다…초특급 하객 리스트 공개 -
논란 후 캐나다行 이휘재♥문정원 부부, 4년 침묵 깼다 -
이은형, 말 느린 18개월 子 걱정에 눈물 "우리를 안 보는 느낌" -
윤진이, 필리핀서 두려움에 벌벌 "사람들에게 도움 요청하려 해" -
전현무, 추성훈♥야노시호 결혼생활 폭로 "영통하는 거 한번도 못봐, 상남자"(혼자는못해) -
김선태, '충주맨' 내려놓더니 결국…"돈 더 벌고 싶었다" 퇴직 속내 고백 -
[SC이슈] 충주맨 김선태, 퇴사 이유 밝혔다 “나이 사십, 돈 더 벌고 싶어” -
오연수, 아픈 子 걱정에 미국 가더니 "자식에 기대 크면 원망만 남아"
- 1.호날두 美 대사관 폭격 사우디 대탈출? 1200억 호화 전용기 스페인 도착…축구 '올스톱', 탑승 여부는 불분명
- 2."팔로워 13만명 증가" 손흥민보다 뜨겁다!...기대 밖 인물 등장, MLS 최고 인기남 탄생
- 3."KBO 역수출 신화 개봉박두!" MLB도 인정! 폰세, 캠프 인상적 12人 선정 "구위 확 달라졌다"
- 4.[현장인터뷰]'이정효 매직'에 눈물 펑펑 日, FC서울과 '리턴 매치'…"한일전 흥미진진"→"좌절의 결과, 목표는 亞 1등 클럽"
- 5.[ACLE 현장리뷰] '탄식의 골대 강타' 강원, 일본 최강 마치다와 아쉬운 0-0 무...그래도 8강 희망 봤다 '나상호 5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