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들고 온 신용카드 한 장으로 국내 버스와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의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해외 신용카드로 교통 요금을 지불할 수 없어 따로 교통카드나 표를 사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 이를 해소하고 내국인과 같은 방식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4일 교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개방형 대중교통 결제 시스템 도입방안 연구' 용역 입찰을 진행해 업체 선정을 진행 중이다. 연구는 이달 시작해 내년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비자·마스터카드 신용카드 등의 범용 결제 수단으로 요금을 낼 수 있는 개방형(오픈루프) 결제 시스템의 도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 1∼10월 기준 1천582만1천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108.4% 수준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아직 대중교통 이용 시 해외 신용카드를 이용한 결제가 불가능하다. 교통카드를 현금으로 구입·충전하거나 외국인 전용 대중교통 카드 겸용 선불카드를 사야 해 불편이 크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개방형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신용카드만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국토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방형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산출하고 이를 부담할 주체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국내 규격 단말기를 글로벌 표준 단말기로 교체하고, 인증 모듈과 결제 서버 등을 설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개방형 결제 시스템을 전국에서 짧은 기간에 동시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단말기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해 투입 예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계적 확대 방안 등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 대중교통 운영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거칠 계획이다.
개방형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 국내에 적용된 대중교통 통합 환승 할인·정산 체계와 맞출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또 해외 주요 도시의 교통카드 체계와 개방형 결제 시스템 병행 여부, 국내와 해외의 환승 할인 정책의 차이점 등을 살필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 따라 개방형 결제 시스템 도입이 확정될 경우 실제 시행에 들어가는 시점은 이르면 내후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0월 자체 대중교통 개방형 결제 시스템 도입을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추후 국토부와 서울시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 표준 수립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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