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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영화 '국보' 연출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 "핏줄은 선택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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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인터뷰서 "세계에서 이민 문제시돼…인간은 혈통 지키려는 동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실사영화 흥행 수입 1위에 오른 작품 '국보'를 연출한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이 "핏줄은 선택할 수 없고 단지 주어진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2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국보 속 인물들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전통 예술인 가부키를 다룬 국보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심인물은 šœ스케와 기쿠오다. šœ스케는 가부키 명문가의 자제이고, 기쿠오는 야쿠자의 아들이지만 가부키 세계에 들어간다. šœ스케는 혈통, 기쿠오는 재능이 각각 강점이다.
이 감독은 "한국에 가면 감독의 핏줄과 (작품이) 관계가 있는지 자주 질문을 받는데, 없다고는 하지 않지만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핏줄을 택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기쿠오가 가부키에 입문해 핏줄을 바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쿠자의 피를 어딘가에 유지하면서 가부키 세계에서 자신을 확립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저의 뿌리는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자신의 정체성이 기쿠오처럼 어느 한쪽에 묶여 있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혈통과 외부에서 온 인간이라는 영화의 구조는 제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요소와 겹친다"라고도 털어놓은 바 있다.
이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가부키에 대해 "혈통주의를 관통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예능은 유례가 없다"고 설명하고 "피를 잇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욕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이민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인간이 자신의 영역, 가족, 혈통을 지키고자 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쿠오라는 아웃사이더가 현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 (작품이) 그 명제를 들이댄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국보에서 기쿠오가 퇴로를 끊고 기예에 정진하는 것이 이 감독 자세와 통하는 듯하다는 질문에 그는 연출자로 일하면서 점차 퇴로를 끊게 됐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창의적 판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보가 예상을 깨고 대성공을 거둔 데 대해 "다른 사람의 일 같다"며 외국 개봉 일정, 영화제 참석 등으로 아직 여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국보는 상영 시간이 175분으로 긴 편이고, 가부키라는 어려운 소재를 다뤘음에도 180억엔(약 1천655억원)이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개봉돼 관객 약 20만 명을 동원했다.
psh5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