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모범택시3'가 또 한 번 '국민 히어로 드라마'의 저력을 증명한 가운데 '무지개 운수'의 장대표로 시리즈를 이끌어온 배우 김의성이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응원과 지지였다"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지난주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의성은 시즌3 흥행 소감을 묻자 잠시 말을 고른 뒤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뭐라고 해야 할지"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시즌1 당시 제안을 받고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어둡기만 하고 이상한 거친 드라마였다. 이 작품이 5년 넘게 큰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모범택시' 시리즈가 쌓아온 성과는 김의성에게도 낯설 만큼 큰 반응이었다고. 그는 "무엇이 그렇게 시청자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지 모르겠다. 과분하다"며 "단순히 사랑하는 게 아니라 응원하고 지지하는 느낌이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사하고 감격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야기는 확장됐고 그만큼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도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만 김의성은 "그런 부담은 작가나 연출이 느껴야 할 것"이라며 "배우로서 어려움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장대표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가 시즌에 따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의성은 "시즌1에서는 장대표가 극단적인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었다. 의도는 선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였고 그걸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반면 시즌이 이어지면서는 "그런 고민을 뒤로 미루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팀으로 풀어나가는 데 중점을 두게 됐다"며 "연기하는 면에서는 작은 재미를 찾고 가볍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힘을 줄 틈이 없었다"며 특유의 농담도 덧붙였다. "2년에 한 번씩 이미지 세탁도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로 현장을 웃게 만들었다. 다만 장대표가 '악역'으로 소비되는 시선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연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의성이 생각하는 '모범택시' 흥행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는 "어느 사회에 가건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억울함을 현대사회에서 느끼지 않나"라며 "이야기 속에서나마 사적 복수를 대행해주면 좋겠다는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 것이 주효했다"고 짚었다. 권선징악을 '물리적으로' 수행하며 선과 악을 거칠게 잘라내는 구조가 시청자에게 강한 쾌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는 "배우 개인을 응원한다기보다 '모범택시 팀원 중 하나로서 장대표를 응원한다'는 말을 듣는다"며 "요즘 같은 때에 존재하기 어려운 히어로 같은 고전적인 반응들이 너무 기쁘고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5년간 '무지개 5인방'이 완전체로 유지된 점 역시 '모범택시'의 무기였다. 김의성은 팀워크에 대해 "결과적으로 5년이 되니 팀워크가 단단해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면서도 "우리 사이는 오히려 담담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각의 본체가 극중 캐릭터를 닮아가는 듯하다"는 흥미로운 변화를 전했다.
김의성은 "고은이(표예진)는 두 주임을 우습게 보고 야단도 잘 친다. 두 주임들은 장난도 잘 치고 저는 허허실실 착해지는 것 같고 김도기 기사(이제훈)는 늘 외로운 히어로처럼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이 '닮아감'이 결국 팀워크 아닌 팀워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애정하는 에피소드를 묻자 김의성은 뜻밖의 답을 내놨다. "장대표 입장에서는 대머리 가발을 썼던 에피소드를 좋아한다"는 것. 또 "시즌1 첫 에피소드도 좋아하고 지하 감옥 장면도 이상하지만 좋아한다"고 말하며 '모범택시' 특유의 기묘한 톤과 아이러니한 쾌감을 스스로도 즐겼음을 드러냈다.
기억에 남는 '최악의 빌런'으로는 시즌1 첫 에피소드의 가해자를 꼽았다. 그는 "지체장애 소녀를 학대하고 착취했던 이야기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격했다. 무기력하고 약한 피해자였으니까 화가 많이 났다"고 했다. 시즌3 빌런으로는 장나라를 콕 집었다. "징그럽게 잘하셔서 놀라웠다. 업계 이야기이기도 하니 실제로도 있다면 정말 크게 화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끝까지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장대표의 '이미지' 역시 김의성은 '자산'으로 봤다. 그는 "100%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그 이미지조차 없는 배우가 대부분이다. 감사한 일이다. 까불지 마라, 이렇게 후배들에게도 말하고 나 자신에게도 말한다"고 했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크니 작은 것에도 반응해주는 것"이라며 화제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의성은 '시즌4'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여지를 남겼다. 그는 "없진 않다. 안 할 이유는 별로 없을 듯하다"면서도 "이번에는 시즌4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다. 더 소중해서 섣부르게 말하기 어려운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대학생 남녀가 공항에서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에 비유해 여운을 남겼다.
'치유'라는 시즌3의 큰 키워드에 대해서는 "감독과 작가가 '치유'와 '기억'을 이야기했는데 김기천 선배의 박동수 캐릭터 이야기가 이번 시즌의 정체성"이라며 "잊지 말고 기억하자. '모범택시'의 근본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보여준 에피소드가 5~8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겁고 지루해 보일까 걱정했는데 시청자들이 감동을 크게 받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성에게 '모범택시'는 무엇일까. 그는 "굉장히 소중하고 귀하다. 응원과 지지라는 생각을 처음 갖게 해준 작품"이라며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처음 선사해준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2026년 목표로는 "배우로서는 큰 변화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잘하는 순간들을 경험하는 한 해"를, 또 "회사 입장에서는 소속 배우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한 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모범택시3'는 16부작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10일 방송된 최종회는 최고 시청률 16.6% 수도권 평균 13.7%를 기록하며 동시간대는 물론 한 주간 미니시리즈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49 시청률 역시 최고 5.55%까지 오르며 시즌제 드라마의 저력을 입증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