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미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자칫 죽음의 일정이 될 뻔 했는데, 구단의 배려로 최악의 스케줄을 피했다.
현재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야구 대표팀 선수들은 오는 20일까지 정해진 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면 각 소속팀 캠프에 합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선수들마다 행선지는 제각각이다. 괌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하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들인 구자욱, 원태인, 배찬승은 사이판에서 괌으로 바로 이동한다. 한국에 들르지 않고, 이동 동선을 최소화한 셈이다. 사이판에서 비행기를 타면 괌까지 1시간 이내에 도착한다.
메이저리거인 김혜성은 한국에 들렀다 곧장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김혜성은 "사이판 일정을 모두 마치면 한국에 잠깐 들르는 수준으로 거쳐서 바로 미국으로 가 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속팀 캠프 출발일이 예상보다 빨리 잡히면서 대표팀 캠프 출국도 서둘러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래서 대표팀도 20일과 21일에 나눠서 귀국하는데 상당수가 20일에 사이판발 비행기에 탑승한다.
대표팀 캠프에서 다시 소속팀 캠프를 소화한 후 WBC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선수들은 2월 중순이면 다시 일본 오키나와에 모여 대표팀 2차 캠프를 준비해야 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1차 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하는 LG 트윈스 선수들의 경우 사이판에 들렀다가 바로 미국 장시간 이동을 준비해야 하고, 호주에서 1차 캠프를 치르는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KT 위즈 소속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이동 시간은 꽤 길지만 그래도 호주는 시차가 적은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사실 이동 거리 걱정이 가장 컸던 선수들이 있다. 바로 유일하게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캠프를 치르는 SSG 랜더스 소속 선수들이다. 현재 대표팀에 SSG 소속 선수는 '최고참' 투수 노경은과 팀의 마무리 투수인 조병현 2명이다.
이들은 자칫 사이팡 캠프를 마친 후 한국에 귀국했다가, 이틀만에 다시 짐을 싸서 미국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죽음의 일정을 소화할 뻔 했다. 인천공항에서 플로리다 베로비치까지는 이동에만 총 20시간 이상 소요된다. 집에서 출발해 베로비치 숙소까지 24시간 가량 걸린다는 게 절대 과장이 아니다.
그런데 노경은과 조병현은 이번 플로리다 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일본 미야자키에 차려지는 2군 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구단의 배려가 있었다. 노경은은 "구단에서 감사하게도 플로리다에 오지 말고, 미야자키 2군 캠프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셨다. 구단이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조병현 역시 "여유 시간이 더 길었으면 저는 플로리다 가서 운동하는 것도 좋은데, 아무래도 이동거리가 워낙 길다보니 배려를 해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노경은과 조병현 둘 다 WBC 최종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미야자키 2군 캠프에서 운동을 하다가 멀지 않은 오키나와 대표팀 캠프에 바로 합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 동선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들게 됐다.
사이판(미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