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파라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이끄는 이집트 축구대표팀이 2025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AFCON)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집트는 15일(한국시각) 모로코 탕헤르의 그랑 스타드 드 탕헤르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후반 33분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대1로 패했다.
2021년 네이션스컵 결승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세네갈에 발목이 잡혔던 이집트는 2010년 앙골라대회 이후 16년만의 우승 도전이 또 물거품이 됐다.
2011년부터 이집트 국가대표로 활약중인 살라는 국가대표 메이저대회 무관 징크스를 이번에도 씻어내지 못했다. 2017년 가봉대회와 2021년 카메룬대회에선 준우승에 머물렀고, 2023년 코트디부아르대회에선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살라는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던 동갑내기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LA FC)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소속팀에선 큰 성공을 거두며 '전설'로 평가받지만, 국가대표팀에선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손흥민은 2015년 아시안컵 준우승이 현재 A대표팀 커리어의 최고 업적이다.
손흥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140경기에 출전해 54골, 살라는 114경기에서 67골을 각각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이미 대표팀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했고, 살라는 이집트 득점 1위 호삼 하산(69골)의 기록을 2골차까지 따라잡았다. 이같은 괴물같은 활약도 팀의 영광을 가져다주진 못했다. 둘은 나란히 이번 여름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만, 냉정하게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우승 가능성은 희박하다.
살라는 이번대회에서 짐바브웨(2대1 승), 남아프리카공화국(1대0 승), 베냉(3대1 승), 코트디부아르(3대2 승)전에서 총 4골을 터뜨리는 여전한 기량으로 팀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중요한 준결승전에선 침묵하며 '큰 경기에 약하다'라는 약점을 다시금 드러냈다. 90분 풀타임을 뛰며 단 한 개의 슈팅도 쏘지 못했다. 이날 이집트의 유일한 유효슛은 오마르 마르무시(맨시티)가 기록했다. 오히려 하프라인 부근에서 마네의 발목 쪽을 가격하는 반칙을 범해 벤치간 충돌을 일으킨 장면이 조명을 받았다. 살라와 마네는 위르겐 클롭 감독 시절 리버풀에서 6년간 동고동락하며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EFL컵, 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합작했다. 리그 최강 윙어 듀오였다.
살라가 칼리두 쿨리발리(알 힐랄)이 중심이 된 세네갈 수비진에 꽁꽁 묶여있는 사이, 마네가 세네갈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네는 0-0 팽팽하던 후반 33분 아크 정면에서 빨랫줄 같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이집트 골문을 열었다. 준결승 전까지 단 1골에 그쳤던 마네는 중요한 빅매치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A매치 53호골(125경기)로 자신의 3번째 네이션스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다음 네이션스컵은 2027년 6~7월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에서 열린다. 서른셋인 살라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편, 뒤이어 열린 나이지리아와 모로코의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양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0-0 스코어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 스코어 2-2로 팽팽한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의 4번째 키커 브루노 온예메치의 슛이 막혔고, 모로코의 키커 아치라프 하키미가 득점에 성공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개최국 모로코가 결국 승부차기 점수 4-2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권을 획득했다.
모로코와 이집트는 19일 결승에서 우승컵을 다툰다. 이집트는 18일 나이지리아와 3위 결정전에 나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