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오랜 제구 불안을 털고 올시즌 만개한 한화 이글스의 핵심 불펜 김범수가 KIA 타이거즈로 깜짝 이적했다.
김범수는 21일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연봉 12억, 옵션 3억)에 도장을 찍으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73경기 2승1패 2세이브, 6홀드, 2.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찍은 선수.
괄목상대 시즌이었다.
직전 연도인 2024년 평균자책점은 5.29. 불펜에서 활약을 시작한 2018년부터 줄곧 4점대~5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그저그런 투수였던 김범수. 지난해 양상문 투수코치를 만나 철저한 관리 투구와 짧게 끊어 던지는 패턴 속에 만개했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 제구가 향상되면서 투구 효율이 크게 늘어난 점도 성공의 배경이었다.
FA가 되는 시즌에 커리어하이. 선수로선 대박 계약에 대한 기대가 컸다. 가뜩이나 최근 수년 간 FA 시장 흐름상 불펜 투수도 50억 이상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터. 농담 삼아 던진 '자주포' 언급이 살짝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대박'은 타이밍과 경쟁의 함수관계였다.
시장 우선 순위에서 야수들에게 밀리면서 대박을 칠 타이밍을 놓쳤고, 구단 간 경쟁 분위기도 형성되지 않았다.
기대할 수 있는 몸값도 줄기 시작했다.
속절 없는 시간이 흘렀다. 결국 결단이 필요했다.
선택은 KIA 타이거즈였다. 내부 회의를 통해 불펜 약점을 재확인 하고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 KIA의 니즈와 김범수의 몸값이 드디어 접점을 찾았다.
원 소속팀 한화도 마지막까지 잔류 협상을 시도했지만 이미 김범수의 마음은 KIA쪽으로 정리 된 상황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돈이었다. 차이가 있었다.
인기 야구 유튜브 '야구부장' 취재에 따르면 한화는 '2+2년 베스팅(일정 기준 달성 시 계약 연장)' 조건을 제시했지만 KIA에 미치지 못했다.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2년은 선수 체감상 확정된 3년 계약을 물리칠 유혹이 되지 못했다.
한화도 막 퍼줄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 리스크 탓이었다.
연도별로 몰아주기가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개정된 규약에 따라 계약금과 연봉 총액을 계약 연수로 정확하게 나눠 평균으로 산정하게 되면서 압박이 커졌다. 먼저 잡은 강백호와의 최대 100억원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노시환과의 시즌 중 비FA다년계약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김?模 몸값이 떨어졌지만 손 발 묶인 채 KIA와의 영입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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