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수단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했다. 황재균이 깜짝 방문해 김현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1.21/KT 위즈 선수단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했다. 김현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1.21/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에 이은 김현수의 3번째팀. KT 위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현수의 새로운 등번호가 정해졌다. 예정과는 다른 번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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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번호에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두산에선 50번을 썼고, LG로 이적한 뒤론 22번을 썼다.
3년 최대 50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새 팀으로 이적했다. KT에선 원래 28번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직전 생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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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의 간절한 부탁 때문이었다. 원래 KT의 10번은 황재균의 번호였다. 황재균은 2018년 FA로 KT에 입단한 이후로 줄곧 10번을 써왔다.
하지만 황재균은 예기치 않게 지난 겨울 은퇴를 선언했다. 이강철 KT 감독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제 계약했구나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은퇴한다는 소릴 하더라"라고 말할 만큼 깜짝 놀란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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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황재균은 은퇴 기념으로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김현수에게 '나 대신 10번을 달고 뛰어달라'라는 부탁을 했다. 8년간 몸담은 KT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대목. 자신은 비록 떠나지만, 우승 시즌 주장을 역임하는 등 팀을 이끌었던 대들보의 모습을 '친구' 김현수가 이어가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김현수가 이를 승낙하면서, 새로운 등번호는 10번이 됐다.
KT 위즈 선수단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했다. 황재균, 김현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1.21/
다만 이제 막 이적해온 처지라, 주장을 맡진 않을 예정.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가 계속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현수는 이제 왔는데 주장을 맡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장성우는 "아직 이야기된 바는 없다. 작년에 너무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고, 팀도 오랜만에 가을야구에 실패해 주장이 참 힘들었다. 할지 안할지 모르?瑁嗤? 우리팀이 다시 가을 무대에 오르고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출국전 만난 김현수는 "어릴 땐 형들이 하라는 대로 예, 예 하면 되는데, 한 5살만 어렸어도 내 입장이 좀 다를 것 같은데…KT가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야한다. 또 자칫 말 잘못하면 분위기가 흐려질 수도 있다. 초반에는 최대한 분위기 파악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그만큼 못내 조심스러웠다. 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말'을 물었을 때도 "일단은 캠프 가서 분위기를 좀 보고, 나중에 다시 물어봐주시면 그때 답변드리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2사 1,2루 LG 김현수가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6/
허경민에 대해서는 "내가 애기 때부터 밥도 먹이고 업어키운 선수인데, 생각보다 더 컸다"며 껄껄 웃었다. 이어 "허경민 장성우 고영표 다 아는 친구들이고, 베테랑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조금 걱정이다. 특별한 친분도 없다"고 했다. 막판 '버저비터' 계약에 성공한 장성우에 대해선 "그러잖아도 수원에 운동하러 갔다가 19일에 (장)성우를 만났는데, '호주에서 봤으면 좋겠다' 하고 헤어졌는데 계약이 되서 다행"이라며 미소지었다.
2년간 미국 무대를 다녀오긴 했지만, 프로야구에선 팀은 옮겼으되 그대로 잠실을 홈으로 썼던 김현수다. 데뷔 20년만의 첫 '탈잠실'이다. KT는 올겨울 김현수 외에 최원준과 한승택까지 영입했다. 다만 가장 보강이 시급했던 유격수 자리에 박찬호를 놓쳤고, 내부 FA 거포 강백호도 떠나보냈다.
공교롭게도 개막전 상대가 친정팀 LG다. 김현수는 "언제 만나냐의 문제지 언젠간 만나는 것 아닌가. 특별한 생각 없다"면서 "이제 KT가 이겨야하니까, 내가 잘해야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김현수가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01/
3년 50억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 '클래스는 여전하다'지만, 1988년생 김현수에겐 조금 과도한 투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김현수는 "KT가 내게 리더십만을 기대하고 영입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가뜩이나 강백호가 빠진 타선 아닌가. 내가 기량으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말했다.
김현수는 두산과 LG를 거치며 벌써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MVP까지 거머쥐며 억대의 고급 시계까지 받았다.
예컨대 아직까지 우승 반지가 없는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와는 간절함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고개를 저었다.
KT 위즈 선수단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했다. 김현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1.21/
"(강)민호 형 생각하면 난 정말 운이 좋았다. 좋은 선배들 만나서 신인 2년차부터 한국시리즈를 경험했고, 우승도 해봤다. 그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간절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루고픈 목표는 솔직히 없다. 작년에 가을야구를 못 나간 팀이 이렇게 투자를 했으니, 일단 가을야구가 최우선이다. 우승까지 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