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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불펜 보강이 절실한 또 다른 팀 삼성 라이온즈는 갑자기 열린 '불펜 빅세일' 장에 참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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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침묵', 이유가 있다. 김범수의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손발이 묶인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삼성이 이번 불펜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한 가장 현실적인 이유였다. KBO가 발표한 2025년 연봉 산정 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상위 40명 연봉 합계가 132억 7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2024년 제3차 이사회에서 20% 상향 조정된 경쟁균형세 상한액 137억 1165만원까지 단 5억465만원 여유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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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단 기조는 확실하다. "필요한 돈은 충분히 쓰되 샐러리캡은 터뜨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올해 137억 1165만원이었던 상한액은 2026년 143억 9723만원, 2027년 151억 1709만원, 2028년 158억 7294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삼성도 이에 맞춰 지출을 조금씩 늘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집행가능한 한도가 있다는 뜻이다.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고, 예비FA 노시환과 다년계약을 추진하느라 샐러리캡 압박을 느꼈던 한화의 고민과 흡사한 상황. 한화는 이제 유일하게 시장에 남은 FA 손아섭과 계약도 아직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빅세일 불참. 돈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보상선수' 유출에 대한 우려도 한 몫했다.
KIA가 영입한 조상우는 A등급, 김범수는 B등급 FA다. 영입 시 보호선수와 보상금을 내줘야 한다.
젊은 선수의 폭발적 성장 속에 베테랑과 조화를 이룬 삼성은 올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지켜야 할 선수가 많다. 무턱대고 미래자원을 보호할 수 만은 없다. 특히 지난해 야심차게 뽑아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심재훈 차승준 함수호 같은 유망주 중 하나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으로선 조상우 김범수 영입이 당장 불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핵심 유망주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할 선수인가에 대한 판단은 또 별개의 문제다.
유정근 대표와 이종열 단장 체제 출범 이후 삼성은 윈나우와 육성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궁극적 목표는 하나, 삼성 왕조재건이다.
당장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년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강팀의 기반이 되는 꾸준한 내부 육성도 중요하다. 왕조재건의 핵심은 탄탄한 마운드 구축이다.
지난해 이미 이호성 배찬승이란 젊은 파이어볼러 필승조 듀오를 키워낸 상황. 여기에 최고구속 158㎞ 우완 미야지 유라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해 불펜 파이어볼러 3총사를 완성했다.
구원군도 속속 도착한다. 부상을 털고 최지광 백정현 이재희 김무신 등이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아무리 늦어도 가을에는 힘을 보탤 수 있는 불펜진 천군만마다.
오승환 임창민 송은범이 은퇴한 불펜진도 순차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노쇠화 우려가 있는 외부 FA에 큰돈을 쓰기보다 이호범 등 상위 라운드 신인들과 내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며 중장기적 신무기를 육성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우승 도전을 위해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KIA와 삼성. 방식이 달랐다.
KIA는 삼성과 달리 샐러리캡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상위 40인 총액이 123억 265만원으로 5위였다.
불펜 3총사를 싹쓸이 하기 전까지 내부 FA 6명 중 양현종(2+1년 45억 원), 이준영(3년 12억 원)만 잡았다. 박찬호(두산 4년 80억원), 최형우(삼성 2년 26억원), 한승택(KT 4년 10억원)을 떠나보내면서 여유가 생겼다.
결국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던 KIA는 '우승을 위한 단기 처방'으로 가장 취약한 불펜보강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반면, 삼성은 샐러리캡 리스크와 유망주 보호라는 이중 리스크를 고려한 '내실 경영'을 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