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인연이네요."
WKBL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는 하나은행 김정은이 올 시즌을 끝으로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김정은이 여자농구에 기여한 업적을 기념, WKBL 최초로 '은퇴투어'를 하기로 했다. 그 첫 시작은 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상당히 의미있는 인연"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 감독이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원주 DB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마침 그 시즌에 김주성(현 DB 감독)이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투어를 실시했던 것. 올 시즌을 앞두고 하나은행에 부임한 이 감독은 "(김)주성이에 이어 (김)정은이까지 감독 첫 시즌에 은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니 그렇다"며 "특히 정은이의 경우 WKBL 최초라 하니 더 의미가 크다. 비록 한 시즌만 같이 있었지만, 최고의 '믿을맨'이자 선수들에겐 정신적 지주다. 시즌 끝까지 다치치 말고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DB가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는데, 현재 하나은행 역시 1위를 질주중이니 이 또한 공통점이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 역시 "많은 부상을 딛고 여기까지 온 훌륭한 선수다. 김정은을 위한 은퇴투어는 정말로 좋은 행사라 본다. 이번을 시작으로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경기를 앞두고 삼성생명은 김정은의 이름과 선수들의 메시지가 적힌 유니폼을 은퇴하고, 주장 배혜윤이 꽃다발을 전달한 후 함께 모여서 사진을 찍는 등 용인에서 마지막 경기를 갖는 김정은을 축하해줬다.
하지만 경기는 냉정한 승부였다. 직전 우리은행전에서 전반에만 55실점을 하며 완패했던 삼성생명 선수들의 집중력이 훨씬 좋았다. 1쿼터 시작 후 6분 넘게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은 상황에서 11-0까지 달아나며 전반을 38-24로 앞섰고, 후반에서도 이해란과 배혜윤을 앞세워 두자릿수 득점차 리드를 뺏기지 않으며 74대54로 승리, 시즌 10승째로 BNK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또 3위 우리은행과의 승차도 반경기로 줄이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득점 전체 1위를 달리는 이해란이 22득점-8리바운드로 이날도 에이스 역할을 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진안 정도를 제외하곤 다른 선수들이 좀처럼 슛감을 찾지 못하며 완패를 당했다. 김정은이 3쿼터에 3점슛 3개를 포함해 11득점으로 공격까지 이끌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2연승이 끊기는 동시에, 2위 KB스타즈와에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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