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일본 스노보드 국가대표 시바 마사키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경기에서 금지 성분 사용으로 실격 처리된 것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바는 지난 8일(한국시각)에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예선 1차 시기 이후에 진행된 왁스 검사에서 금지 성분인 불소가 검출돼 실격 판정을 받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선 시바는 1차 시기에서 44초68에 머물렀고, 2차 시기는 실격으로 참가하지도 못했다. '맏형' 김상겸이 이 종목에서 깜짝 은메달을 차지했다.
시바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장문의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1차 시기 후 왁스 테스트에서 불소가 검출되어 실격처리됐다. 불소는 스노보드에서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라며 "테스트 결과, 내 왼쪽 발 앞쪽 스노보드 표면에선 불소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그 뒤쪽에서는 불소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라고 상황부터 설명했다.
시바는 "저는 모든 월드컵 대회에 동일한 보드와 왁스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불소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불소 성분은 눈 표면의 물기를 강력하게 밀어내는 발수성을 지녀 스키, 보드 바닥과 눈 사이의 마찰력을 줄여준다.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물질도 포함돼 국제스키연맹(FIS)로부터 2023~2024시즌부터 공식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시바는 "난 메달 후보로 평가받는 선수가 아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매 시즌 활동비로 2000만엔(약 1억8700만원) 이상을 자비로 마련했다. 거의 전적으로 자비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며 "이 얘기를 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 상황을 솔직하게 알려드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습 땐 내가 직접 왁싱을 한다. 하지만 대회 중엔 전문 서비스 기사에게 마무리 작업을 의뢰해왔다. 하나, 이번 올림픽에선 숙소와 왁싱실이 멀리 떨여 있고, 평소 제 보드를 담당하던 서비스 기사가 사정상 다른 곳에 머물게 됐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이번엔 팀 코치님께 왁싱을 부탁드렸다"라며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왁싱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바의 성명문에 따르면, 시바측은 실격 판정 후 불소 검출기를 사용해 비공식 재검사를 실시했다. 예비 보드에 경기용 보드에서 불소가 검출된 부분에 동일한 스타터 왁스를 바르고, 같은 코르크, 펠트, 브러시를 사용했다.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고, 불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그는 "해당 왁스는 오랫동안 우리가 거래해 온 왁스 제조업체의 제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바는 "경기마다 불소 검사를 하는데, 스스로 금지 물질을 사용해 실격될 이유가 없다. 커리어와 신뢰를 해치는 선택을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지금 이 심경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이 경험이 인생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애써 현실을 받아들였다.
시바가 실격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선 칼 벤자민(오스트리아)이 대회 2연패를 차지했고, 김상겸이 대한민국의 첫 은메달을 안겼다. 팀 마스트나크(슬로베니아)가 동메달을 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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