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게 그림이라구요? 어머, 소름돋아."
배드민턴 스타 안세영(24·삼성생명)이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으로 소개됐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22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에서 안세영과 주변 배드민턴계를 감동시킨 선수 출신 화가의 스토리를 최신 메인뉴스로 게재한 것.
BWF가 소개한 미담은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나왔다. 당시 8강전을 통과한 안세영은 체육관을 나서던 중 뜻밖의 환대를 받았다.
배드민턴 선수 출신 화가인 미앙골라 라자피니마나나(26)가 안세영의 초상화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약소국 마다가스카르 국적의 라자피니마나나는 2022년 마스가스카르 국내대회 혼합복식 챔피언 출신으로 대학 법학 전공 학생이자 기자, 예술가로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특히 연필로 초정밀 인물화를 그리는 하이퍼리얼리즘 연필화가로서 더 유명세를 타며 자선단체 '솔리배드(Solibad)'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배드민턴과 연대(Badminton and Solidarity)'를 뜻하는 '솔리배드'는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배드민턴을 통해 세계 각지의 소외국을 돕는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당시 세계선수권 취재를 위해 파리를 방문한 라자피니마나나는 안세영이 경기 중에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손에 들고 안세영을 맞이했다.
BWF는 '당시 대회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라자피니마나나가 완성한 작품이었다. 올림픽 및 세계 챔피언 안세영을 손으로 정밀 묘사한 그림이었다'라고 소개했다.
라자피니마나나가 안세영을 기다린 이유는 이른바 '화룡점정'을 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그린 안세영 초상화에 안세영의 친필 사인을 받아 소장 가치를 드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친필 사인으로 완성된 안세영 초상화를 연말 자선 경매에 올려 발생한 수익금을 '솔리배드'에 기부하는 것이 그녀의 주요 활동이었다. 자신의 인물화를 접한 안세영은 처음엔 사진인 줄 알았다가 연필로 세밀하게 묘사한 그림이라는 설명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깜짝 놀랐다. 그러잖아도 그의 그림이 사진으로 오해받는 적이 많았으니 안세영의 이런 반응도 이상할 건 없었다.
이어 안세영은 이 작품을 통해 기부 활동에 사용될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흔쾌히 '화룡점정'을 해줬고, 라자피니마나나의 정성에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BWF에 따르면 이 그림은 그해 12월 9일 500달러의 가격으로 경매에 부쳐졌으며, 수익금은 '솔리배드'에 기부됐다.
라자피니마나나는 "사진이 아닌 그림임을 알았을 때, 안세영의 반응을 보는 것도 기쁜 일이었다. 안세영이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는데, 그 순간 내가 느꼈던 감정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자부심과 기쁨이 섞인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고,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안세영 초상화는 2주일도 안돼 완성했다. 나의 작품 활동에서 이렇게 빠르고 잘 완성한 초상화는 처음이다. 안세영 덕에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며 안세영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솔리배드'에서는 현재 안세영을 비롯해 손완호(대표팀 코치)-성지현(전 대표팀 코치) 부부 등 세계적 전·현직 선수들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난한 나라인 마다가스카르를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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